6월말 기준 전년 동기대비 물동량 36.1% ↓
사태 장기화하면 평년 절반도 못 미칠 듯
경북도·포항시, 육지 운송 물량 해상 전환
항로 다변화 모색 등 자구책 마련 안간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경북 포항 영일만항 물동량도 급감했다. 항만 활성화에 비상이 걸리자 경북도와 포항시가 새로운 노선을 개척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25일 경북도와 포항시에 따르면 올들어 6월말까지 포항 영일만항의 컨테이너 누적 물동량은 3만1,773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4만9,731TEU보다 36.1%(1만7,958TEU) 줄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올 3월 중순부터 영일만항에서 러시아로 향하던 화물 선적 예약이 대거 취소되면서다.
러시아에서도 블라디보스톡 등 극동 지역에 기항하는 일부 선사들은 정기노선 운항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이 지역에 주로 화물선이 다니는 영일만항은 국내 항만 중에서도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완성차를 일본에서 포항 영일만항으로 가져와 분해한 뒤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으로 보냈던 일본 기업 ‘마쓰다’는 러시아 수출을 전면 중단했다. 마쓰다 물량은 연간 약 4만5,000TEU로, 영일만항 전체 물동량의 43%를 차지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마쓰다 자동차가 러시아 수출을 중단하면서 현재 영일만항에서 러시아로 가는 화물은 하나도 없다”며 “사태가 장기화하면 올해 영일만항 물동량은 지난해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대안으로 부산항 등지에서 육지로 운반되는 화물을 해상으로 옮기는 항로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우선 지난달부터 부산 북항에서 화물자동차와 열차로 운송됐던 물품이 화물선 ‘채성호’에 실려 영일만항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 물량은 배터리 양극재 원료로, 물동량은 한 달에 220TEU 정도다.
포항 영일만항으로 들어와 강원 동해까지 내륙 운반됐던 발전용 우드펠릿(목재조각)도 선박 ‘삼성2호’에 실려 동해항까지 해상으로 운송된다. 물량은 한 달에 600~900TEU다.
화물차로 운반했던 물량을 해상 운송하면서 배기가스 배출이 크게 줄고 물류비도 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학 경북도 해양수산국장은 “러시아 경제 제재로 포항 영일만항 물동량이 급감해 자구책 마련에 온 힘을 쏟고 있다”며 “수출입 화물의 해상운송 방안을 찾고 항만 기반 시설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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