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전협정 체결일 기념 노병대회 개최
'반미 월간' 중 군사력 과시 분위기 이어가
발언 수위 따라 핵실험 위협 부상할 수도
북한이 27일 정전협정 체결 기념일을 계기로 대규모 노병대회 개최를 예고했다. 7차 핵실험에 대한 준비를 사실상 마쳤고 한미를 향한 적대의식을 고취시키는 와중에 열리는 행사인 만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관련 메시지를 내놓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전승의 날을 맞으며 제8차 전국노병대회가 평양에서 열리게 된다"며 "당과 정부는 조국해방전쟁참전자들의 회합을 또다시 성대히 소집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개최 날짜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북한이 '전승절'로 기념하고 있는 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쯤 열릴 것으로 보인다. 1993년 정전체결 40주년을 기념해 처음 열렸던 노병대회는 김정은 정권 때인 2012년 두 번째로 열렸고, 이제까지 일곱 차례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인 2020년과 지난해에도 노병대회를 개최했다.
최근 두 차례 노병대회에서 김 위원장이 연설했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에도 직접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은 2020년 6차 대회에선 "믿음직하고 효과적인 자위적 핵 억제력" 등을 언급한 반면, 지난해 7차 대회에선 핵과 관련해 눈에 띄는 메시지를 내지는 않았다. 당시 남북통신선 복원 합의 등 대화 재개를 위한 환경이 조성되던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엔 다시 핵 관련한 언급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다수다. 북한은 '반미 공동투쟁 월간'(6월 25일~7월 27일)을 맞아 5년 만에 대규모 반미 집회를 여는 등 군사력 강화 의지를 과시하고 있다. 노동신문이 지난 18일 1면에 실은 '무적의 힘을 천백 배로 다지자'라는 정론에서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 억제력, 첨단군사무기체계를 강조한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은 당분간 미국과 타협 여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번 노병대회에서도 '핵무력과 최첨단 전략무기로 미국과 맞설 수 있게 됐다'고 언급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관건은 메시지의 수위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밝힌 '강대강, 정면승부의 투쟁원칙'에서 한 걸음 나아가 핵을 언급한다면, 장마철 등을 이유로 한동안 잠잠했던 핵실험 위협이 급부상할 수 있다. 북한이 과거 핵실험 시기로 선택해온 북한 정권 수립일(9월 9일)과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을 한 달여 앞둔 상황이다. 반면 올해에는 코로나19 상황 등을 감안해 '민심 다잡기'에 주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핵실험에 대한 '정치적 결단'만 남겨둔 김 위원장은 '뒷배'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응, 미국의 대응 수위 등 대내외 환경을 주시하면서 최적인 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22일 대통령 업무보고 직후 브리핑에서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 "큰 틀에서 준비가 거의 돼 있다고 본다"면서도 "언제 할 것인가는 여러 가지 고려가 있을 것이다.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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