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금강 르네상스' 사업 용역 예산 마련
"이명박 4대강 사업에 묶여 평가받는 건 억울"
"친환경적 수변 공간 마련 '특수성' 인정해야"
세종시가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위한 수요 조사에서 ‘비단강 금빛 프로젝트’ 예산을 우선순위에 포함시켰다. 도시 복판을 가로지르는 금강을 관광지로 조성하려는 사업으로, 최민호 세종시장의 핵심 공약이다. 현재 수량이 적어 들판이 된 금강을 명소화하기 위해선 세종보를 활용해 일정 수준의 수량 확보가 필수적이다. 지난해 1월 국가물관리위원회가 해체를 결정한 세종보를 살려야 한다는 얘기다.
세종시 관계자는 24일 “올해 추경에 비단강 금빛 프로젝트 구상을 위한 기본 용역 예산을 5,000만 원 요청했다”며 “추경안이 의회를 통과해 10월에 용역을 발주하면 내년 3월엔 결과를 받아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는 기본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세부 계획을 위한 용역을 다시 발주하면 2023년 말 또는 이듬해 초 마스터플랜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세종시가 '금강 르네상스'에 적극적인 이유는 ‘4대강 사업 계승’을 천명한 윤석열 정부의 출범과 무관치 않다. 최민호 시장은 당선인 신분 때부터 한화진 환경부 장관을 찾아가 “세종보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사업과 무관하다”며 “세종시 건설의 특수성을 고려해 존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시장은 이상래 행복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을 만나서도 존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18일 환경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한 장관의 4대강 보 관련 보고도 세종시 방침에 힘을 싣고 있다. 한 장관은 “물 이용 여건, 수질 등을 종합 고려해 4대강 보의 최적 운영 방안을 마련하고, 기후 위기에 대응해 보 활용성을 제고하겠다”며 “농번기와 가뭄 등 물 이용이 필요한 때는 수위를 유지하고, 녹조 발생 등 물 흐름이 필요한 때는 탄력적으로 개방하겠다”고 보고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한 장관의 ’보 활용성 제고’ 대목을 ‘보를 해체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는 온전한 도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세종보는 가동돼 물을 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2006년 행복도시 계획 때부터 세종시가 물이 있는 친수 도시로 계획됐다”며 “적정 수준의 하천 수질과 수량 유지를 위해 세종보가 설치된 만큼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설치된 다른 보와는 구분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보의 가동 필요성은 진작에 제기됐다. 일산 호수공원의 2배 규모의 세종호수공원과 서울 청계천처럼 도심을 흐르는 방축천과 제천의 유지용수, 국립수목원과 신도시 면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녹지 관리를 위해선 충분한 수량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7년 11월 부분 개방을 시작으로 2018년 3월 세종보가 전면 개방되자, 모래톱과 수변 공간이 증가하면서 수면적이 급감했다. 관리 수위가 11.8m에서 8.4m로 낮아지고 저수용량은 570만㎥에서 90만㎥로 크게 감소했다. 이 때문에 금강 수위가 양화취수장 양수 가능 최저 높이보다 낮아져 취수가 불가능해지기도 했다. 세종보 상류 5㎞ 지점에 설치된 양화취수장은 호수공원과 행복도시 내 하천 등에 용수를 공급한다.
세종시 관계자는 “세종보는 일정량의 물을 가두고, 그 이상의 물은 흘러 넘치도록 하는 수중보이고 보 주변으론 자연형 물고기 길인 샛강까지 만들어져 있다”며 “환경부와 세종보 존치 및 안정적인 담수 확보방안을 마련해 금강을 시민휴식 공간이자 세종을 대표하는 ‘핫 플레이스’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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