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통제 기준 미흡하나 의무 위반 아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연합뉴스
손태승(63)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금융감독원(금감원)을 상대로 제기한 문책 경고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서울고법 행정8-1부(부장 이완희)는 22일 손 회장 등 2명이 금감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문책 경고 취소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승소 판결했다.
금감원은 2020년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한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DLS) 사태와 관련한 조사를 통해 손 회장(당시 우리은행장) 등에게 문책 경고 징계를 내렸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DLF를 불완전 판매했다"며 "경영진이 주주 등을 보호하기 위해 임직원이 지켜야 할 내부통제 기준을 실효적으로 마련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손 회장은 금감원의 징계 조치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만약 손 회장이 소송에서 패소한 뒤 문책 경고가 확정되면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돼 연임이 불가능해진다.
1심 법원은 손 회장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금감원의 징계 사유 5가지 중 '상품선정위원회 운영 및 결과 미비'를 제외한 나머지는 법리 오해라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우리은행의 내부통제 기준이 미흡한 건 맞지만, 이는 운영상 문제일 뿐 의무 위반까지는 아니라고 본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도 이날 1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금감원의 항소를 기각했다. 손 회장은 판결 직후 "항소심 승소 소감이 어떠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웃으면서 "판결문을 확인해보고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손 회장의 승소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항소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함 회장 또한 DLF 사태를 이유로 문책 경고를 받아 소송을 제기했지만, 올해 3월 1심에서 "투자자 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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