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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청와대, 복합문화예술단지로”...문화재청 "원형대로 보존하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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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청와대, 복합문화예술단지로”...문화재청 "원형대로 보존하려 했는데"

입력
2022.07.21 19:30
수정
2022.07.21 20:3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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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문화체육관광부가 청와대를 문화예술과 자연, 역사를 품은 랜드마크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청와대를 문화유산으로 보존하면서도 예술품을 전시하고 공연을 올리는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반해 청와대를 국가지정문화재로 관리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수립하던 문화재청은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박보균 문화부 장관은 2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의 청와대 활용 청사진을 보고했다. 문화부는 청와대 본관 등 주요 건물을 활용해 이건희 컬렉션을 비롯해 유명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한편, 정원에서는 야외 공연을 추진할 계획이다. 청와대가 미술관이자 공연장으로 기능하는 셈이다.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을 참고한 구상이다. 전시장으로 활용되는 공간은 본관 1층 로비와 세종실, 충무실, 인왕실이다. 관저의 거실과 별채 식당에도 미술품이 설치된다. 춘추관 2층 브리핑실은 민간에 대관하는 특별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첫 행사로는 장애인문화예술축제(A+ 페스티벌)가 다음 달 열릴 예정이다.

청와대를 관리하고 있는 문화재청은 공식적으로는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곤혹스러워하는 기색이다. 문화재청은 청와대를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지정하거나 그보다는 활용이 자유롭지만 역사적 맥락을 강조하는 근대역사문화공간 등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수립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문화재청 청와대국민개방추진단은 이달 13일 청와대 방문객 1,000명 중 40%가 대통령의 삶과 역사가 살아있는 원형 그대로 보존하자는 선택지를 골랐다는 설문조사를 발표하기도 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건물을 건드리지 않고 (전시장 등으로) 활용한다고 해도 원형을 보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우리 방안을 공개하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청와대 주변에는 국립현대미술관이나 덕수궁미술관 등 이미 미술관이 많은 만큼, 청와대를 역사를 위한 공간으로 조성하려고 준비해 왔었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일단 연구자들에게 청와대를 연구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혜원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수는 “학계에서는 고려시대 수도에 버금가는 대도시였던 남경이 경복궁 북쪽 어딘가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또 청와대는 경복궁 후원이었는데 그냥 정원이 아니라 옛 여의도광장처럼 과거 등의 국가적 행사를 진행하던 공간이었다”며 “이제까지 학자들이 접근할 수 없었던 지역인 만큼, 어떤 용도로 쓰기 전에 연구자들에게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재위원회 근대문화재분과 전문위원인 김정현 홍익대 교수는 “(문화부가 청와대를) 시민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데는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미술관도 공공적이니까 좋은 프로그램”이라면서도 “청와대의 역사성이나 장소성을 생각하면 한 번도 제대로 된 조사나 연구가 이뤄진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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