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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3수, 또 발 뺀 현대오일뱅크…이번엔 증시가 발목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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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3수, 또 발 뺀 현대오일뱅크…이번엔 증시가 발목 잡았다

입력
2022.07.22 10:00
수정
2022.07.22 10:03
0 0

2012년, 2019년 이어 올해도 백지화
"현재로선 IPO 재추진 계획 없어"

지난달 한 시민이 서울 시내 현대오일뱅크를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한 시민이 서울 시내 현대오일뱅크를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2012년과 2019년 기업공개(IPO) 작업을 철회했던 현대오일뱅크가 IPO 계획을 또 백지화했다. 우수한 실적에도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현 시장 상황에서 더는 기업공개를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게 현대오일뱅크 입장인데, 너무 완벽한 시점을 고르려다 다시 상장 시점을 잡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오일뱅크는 "IPO 재도전 계획이 현재로선 없다"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는 21일 공시를 통해 "전날 이사회를 열고 최근 주식시장 상황과 동종사의 주가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업공개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이사회를 열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현대오일뱅크는 그해 12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후 지난달 상장예비심사 승인까지 받았지만, 끝내 IPO를 백지화한 것이다.

올해는 다른가 했더니, 세 번째 IPO 철회

충남 서산시에 위치한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 현대오일뱅크 제공

충남 서산시에 위치한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 현대오일뱅크 제공

현대오일뱅크의 IPO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였다. 2011년 9월 국내외 증권사에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 요청서를 보내면서 구체적으로 움직였지만, 정유업계 이익 지표로 꼽히는 정제 마진이 하락하는 등 업황이 좋지 않다며 이듬해 상장을 철회했다. 2019년에도 또 한 차례 IPO를 추진했지만 사우디 국영기업인 아람코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따내면서 IPO를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대체로 올해는 상황이 다를 것으로 봤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0조6,066억 원, 영업이익 1조1,424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데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7조2,426억 원, 영업이익 7,045억 원의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증권가에선 상장 후 현대오일뱅크 기업가치가 10조 원을 웃돌 거란 전망이 힘을 얻었다. 최근 증시 상장 여건이 나빠졌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정유업이 초호황을 누려 현대오일뱅크가 무사히 상장을 마칠 거란 예상도 많았다.

일단 사업 다각화 전념…언제 또 도전할지는 미지수

현대오일뱅크 강릉 샘터주유소에 설치된 캠핑카 덤프스테이션. 현대오일뱅크 제공

현대오일뱅크 강릉 샘터주유소에 설치된 캠핑카 덤프스테이션. 현대오일뱅크 제공

그럼에도 현대오일뱅크 판단은 달랐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심화와 금리 인상, 경기 불황 우려 등으로 코스피 지수가 최근 1년 사이 30% 가까이 떨어지고, 공모시장 또한 얼어붙으면서 결국 기업공개 철회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동종업계인 에쓰오일 주가는 6월 장중 12만3,000원까지 올랐다가 최근 9만 원대로 떨어졌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등 올해 상장을 추진했던 대부분의 기업도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현재로선 IPO 재도전 계획을 설정해두지 않은 상태로, 향후 IPO에 재도전할지조차도 미지수다. 일단 사업 다각화를 통해 미래사업을 함께 준비하겠다는 게 회사 쪽 입장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비록 기업공개는 철회하기로 했지만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석유화학 소재와 바이오연료, 수소사업 등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 및 재무구조 개선 노력은 끊임없이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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