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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등 직권남용죄… 국가안보실 매뉴얼 준수 여부가 가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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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등 직권남용죄… 국가안보실 매뉴얼 준수 여부가 가를 듯

입력
2022.07.21 04: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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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선박 발견시 대응 기준 따랐는지
문서 수정 지시 합당했는지가 관건

통일부는 지난 2019년 11월 판문점에서 탈북어민 2명을 북한으로 송환하던 당시 촬영한 사진을 12일 공개했다. 당시 정부는 북한 선원 2명이 동료 16명을 살해하고 탈북해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판문점을 통해북한으로 추방했다. 통일부

통일부는 지난 2019년 11월 판문점에서 탈북어민 2명을 북한으로 송환하던 당시 촬영한 사진을 12일 공개했다. 당시 정부는 북한 선원 2명이 동료 16명을 살해하고 탈북해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판문점을 통해북한으로 추방했다. 통일부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 발생 당시 청와대와 국가정보원의 구체적인 움직임이 국정원 내부 조사를 통해 드러나면서, 핵심 수사 대상인 서훈 전 국정원장 등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북송 조치 '매뉴얼'에 따라 정부합동조사가 제대로 진행됐는지, 그에 따른 보고서 수정과 삭제 조치가 합당했는지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20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정원 고발에 따라 서훈 전 원장과 김준환 전 3차장, 대공 업무 관련 A국장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은 탈북어민 신병처리 절차가 2019년 개정된 국가안보실의 '북한 선박, 인원이 우리 관할수역 내에서 발견시 대응 매뉴얼'에 위배된 것인지 살펴보고 있다.

서 전 원장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처벌할 것을 주장하는 쪽에선 2019년 11월 탈북어민을 상대로 한 국정원의 여러 조치가 국가안보실 매뉴얼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매뉴얼에 따르면 탈북어민 신병처리는 합동조사 결과에 따라 조치해야 하지만, 당시 국정원이 선박 현장 조사를 취소하고 허위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하는 등 탈북어민이 귀순 의사가 없었던 것처럼 왜곡해 합동조사 업무 자체가 중단됐다는 것이다.

국가안보실 매뉴얼에는 △대공 혐의점이 없고 △귀북 의사를 표명한 경우에만 대북송환이 가능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공안수사 경험이 풍부한 전직 검사는 "허위 공문서 작성을 직원에게 지시한 게 사실이라면, 합동조사를 조기에 종료하도록 의무 없는 일을 시킨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는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 인사들은 탈북어민들에게 귀순 진정성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민들이 범행 후 '죽어도 조국에서 죽자'며 김책항으로 돌아갔다고 자백한 점, 해군에게 발견되자 사흘간 도주하며 백기 투항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들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보고서 왜곡 논란에 대한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도 있다. 당시 정부가 어민들 진술과 대북 특별취급정보(SI)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북송 결정을 했다는 입장 역시 향후 검찰 조사에서 규명돼야 할 부분이다.

고검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서 전 원장 등이 통상 20일 정도 걸리는 합동조사를 왜 사나흘 만에 끝내도록 한 것인지, 보고서는 왜 수정했는지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놔야 사법처리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유지 기자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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