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기지서 33분 간 초도비행 성공
"오후 3시 40분 이륙해 4시 13분 착륙"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 성큼
최초의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별칭 보라매)이 19일 드디어 하늘을 날았다. 2002년 합동참모회의에서 국산전투기 개발 소요를 확정한 지 20년 만, 우여곡절 끝에 2015년 본계약에 착수해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지 6년여 만이다. 이로써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방위사업청은 이날 "2022년 7월 19일 16시 13분, KF-21이 최초 비행을 성공했다"고 밝혔다. 방사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40분쯤 경남 사천의 공군 제3훈련비행단 활주로에서 이륙한 KF-21 시제 1호기는 33분 뒤인 오후 4시 13분에 착륙했다. 이곳은 KF-21 개발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가 위치해있다. 애초 오전에 예정된 초도 비행은 기상 상황 때문에 오후로 미뤄졌고 이후 예정대로 임무를 마쳤다.
꼬리 날개에 1호기를 의미하는 숫자 ‘001’과 태극기를 부착한 KF-21은 사천기지 상공에서 33분간 역사적인 비행을 무사히 완수했다. KF-21 조종간은 한국형전투기 통합시험팀 소속 안준현 소령이 잡았다. 안 소령은 이날 시험비행 성공을 자축하는 의미로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방사청과 KAI는 지난해 4월 시제 1호기 출고 이후, 다양한 지상시험을 수행해왔다. 이날 비행은 기본적인 기체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로, 초음속까지 속도를 내지 않고 경비행기 수준인 시속 400㎞ 안팎으로 날았다고 한다.
첫 시험비행에 나선 KF-21은 영국, 프랑스 등 유럽 6개국이 개발에 참여한 미티어 공대공 미사일 4발도 장착했다. 현존하는 최고 성능의 공대공 미사일로 평가받는 미티어는 아시아에서 우리나라가 최초로 운용한다. KF-21은 향후 방사청이 개발한 공중발사순항미사일(ALCM) 등 국산 공대지 무기도 장착할 계획이다.
KF-21은 폭 11.2m, 길이 16.9m, 높이 4.7m의 '4.5세대' 전투기로서 최대 속도는 마하 1.81(시속 2,200㎞), 항속거리는 2,900㎞에 이른다. 군 당국은 앞으로 2,000여회 추가 시험비행 등을 통해 2026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32년까지 총 120대를 전력화할 방침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국내 4.5세대 첨단 전투기 개발능력이 첫 비행으로 실현됐다"며 "이날 초도 비행 성공은 국내 항공기술의 새로운 도약과 첨단 강군으로의 비상을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KF-21의 초도 비행 성공에 "자주 국방으로 가는 쾌거"라며 "우리 방산 수출 확대의 전기가 마련됐다. 개발에 참여한 모든 분의 노고를 치하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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