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0여 곳 중 AI 면접 52개사만 운영... 결과 무관 절반
MBTI는 23곳에서만 반영... "원칙적 사용 말아야"
채용 1순위 조건은 직무적합성 불변
채용과정에서 인공지능(AI) 면접이나 MBTI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두려움과 부담을 느끼는 취업준비생이 늘고 있지만, 정작 기업들은 AI 면접이나 MBTI 활용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고용노동부가 매출액 500대 기업 중 252개사와 중견기업 500개사의 채용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 채용 이슈 조사 결과'에 따르면 752개 응답 기업 중 52개사(6.9%)가 AI 면접을 실시하고 있었다. 다만 AI 면접을 실시 중인 기업의 96.2%(50개사)는 AI 면접을 보완하기 위한 대면면접을 추가로 실시하고 있었다. 또 AI 면접 결과는 참고만 할 뿐 채용 결과와 무관하다고 응답한 회사도 절반에 가까운 21곳이었다.
또 AI 면접을 도입하지 않은 700곳 중 623곳(89%)은 앞으로도 도입 계획이 없다고 밝혀, AI 면접이 기업 전반에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를 수행한 한국고용정보원의 이요행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AI 면접 확산 여건이 조성됐고 AI 활용 여력이 상대적으로 큰 대·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AI 면접 활용비율이나 활용 계획 비율은 매우 높은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취업준비생들은 걱정하거나 불안해하기 보다는 실제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MBTI 활용도는 더 떨어졌다. 752개 기업 중 23곳(3.1%)만이 MBTI를 채용 과정에서 활용하고 있었는데, 이 중 보통 이상의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곳은 17곳 정도였다. 한국MBTI연구소 김재형 연구부장은 "MBTI가 평가 도구로 활용되면 구직자들은 맞춰진 반응을 연기할 수밖에 없어, 소규모 기업과 아르바이트 채용 시에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실제 기업들이 채용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은 직무 관련성이었다. 중견기업 채용담당자들은 신입 채용 시 모든 채용 단계에서의 1순위 평가 요소는 '직무 관련 근무경험'이라고 답했다. 반면 채용 시 불필요하다고 보는 경험은 직무와 무관한 봉사활동이었다. 이영민 숙명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1순위 채용 기준은 지원자의 직무적합성인 만큼, 청년들은 직무와 관련한 경험과 능력을 쌓기 위한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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