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출연 유명세 탄 프로파일러 겸 현직 경찰
성범죄 피해 주장 여성 "교육한다며 모텔로 불러"
"2년여 동안 연락두절된 여성도...실종신고할 것"
최면 전문 프로파일러 겸 현직 A경위가 무허가 민간 단체 운영과 더불어 자격증을 발급하면서 교육생들에겐 성범죄까지 저질렀단 의혹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특히 방송 출연과 함께 유명세를 탔던 상황이어서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전북경찰청은 소속 경위인 프로파일러 A씨에 대해 감찰에 착수, 18일 직위해제를 결정했다. 경찰은 성범죄 관련 피해자들에 대한 고소·고발장이 접수되는 대로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A씨로부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여성 B씨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A씨를 처음 알게 된 과정 등을 밝혔다. 그는 "2019년 12월에 지인을 통해 A씨를 경찰로 처음으로 알게 됐다"며 "당시에 A씨는 자기를 소개하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최면 전문가이자 프로파일러라고 소개했다"고 말했다.
B씨에 따르면, A씨는 시사프로그램 등 방송에 출연했던 이력을 보여줬다. A씨에게 신뢰를 갖게 된 B씨는 2020년 5월부터 1년 정도 학회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해당 학회는 A씨가 설립해 운영했던 한국최면심리학회라는 게 B씨의 설명이다. B씨는 "A씨 말로는 학회의 규모가 20~30명 정도라고 했지만 실제로 교육받고 있던 사람은 5~6명 정도 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학회가 해당 관청의 허가를 받지 않은 '무허가 학회'라는 게 B씨의 주장이다. 그는 "운영하고 있는 자격증 과정 자체도 어딘가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사용할 수 없는 자격증이다. 등록이 안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비 명목으로 돈까지 지불했다고 밝혔다. B씨는 "적게는 몇백만 원에서 많게는 1,000만 원까지 수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폭로했다.
B씨는 "A씨는 학회에서 신으로서 군림하는 존재"였다며 "사이비 교주처럼 느껴지고 당시에도 신처럼 느꼈었다"고 밝혔다.
B씨는 "A씨가 어떤 말을 하건 절대 토를 달거나 반문해서는 안 되는 분위기였고, 무조건 '네, 알겠습니다, 교수님'이라고 하면서 복종해야 했다"며 "학회 내에서 A씨가 평소에 피해자들에게 '너는 생각이란 걸 하지 말아라'(라고 했는데) 그런 말을 어기고 말을 듣지 않으면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거나 윽박지르기도 해 위력에 의해서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살쪘다며 허벅지, 허리 등 꼬집고 껴안기도"
B씨는 A씨의 성범죄 관련 의혹도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살이 쪘다 하면서 회원들의 허벅지나 팔, 허리나 옆구리 이런 곳을 꼬집는 것은 예삿일이었고, 따로 피해자를 방으로 불러 껴안거나 가슴을 만지려고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이브를 가자고 자신의 차로 불러내서 손을 계속 잡고 있는다거나 강제로 입맞춤을 한다거나 이런 일들도 있었다"면서 "친밀감을 형성해야 한다며 오빠라고 부르게 강요하고, 자기를 사랑한다고 말하게 강요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B씨는 "복종해야 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그것을 성희롱이라고 자각조차 못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B씨는 A씨가 여성들과 나눈 휴대폰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메시지에서 A씨는 "대시 좀 해. 바부탱아, 그렇게 어렵냐? 바쁠 때 말고 놀러 가자고도"라며 "너 모지리였으면 나 널 선택 안했어"라고 쓴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A씨는 "교수가 아니라 오빠인데, 나 그럼 오빠 안 하고 교수 한다, 자꾸 그러면? 너한테 오빠 해, 교수 해?"라는 내용도 보냈다고 A씨는 주장했다.
B씨는 '가슴 수술을 받은 피해자한테 가슴 사진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는 내용도 있는가'라는 질문에 "네, 맞다"고 답했다.
또한 B씨는 A씨가 피해 여성들에게 교육을 한다는 명목하에 모텔로 불러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B씨는 "학회에서 A씨가 MT나 워크숍을 가자고 해놓고 학회원들을 모텔로 여러 차례 불렀다"며 "최면 실습하겠다는 명목이었는데 실질적으로 제대로 교육이나 실습을 한 적은 없다. 막상 모텔에 가면 A씨는 술을 거의 안 마시는데, 제자들한테는 고문하듯이 술을 잔뜩 먹이는 일들만 빈번하게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2년여 동안 연락두절된 여성도...실종신고할 것"
B씨는 A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A씨가 현재 성관계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지금 내연관계였다는 식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전혀 사실과 무관한 주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폭행 피해자는 뭐라고 호소하는가'라는 질문에 B씨는 "사실 첫 성폭행 시도 당시에 피해자가 소주 한두 잔을 먹고서 정신을 잃었다고 한다"며 "그런데 평소에 피해자가 소주 2병을 먹어도 멀쩡할 만큼 주량이 센 데 어느 순간 기억을 잃었고, 정신이 딱 들어보니까 A씨가 성폭행을 시도하고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B씨는 A씨가 술에 약을 탔을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평소 A씨가 회원들에게 나이트클럽 같은 데 가지 마라. 나이트클럽에서 남자들이 술잔에 약을 타서 그걸 먹으면 골로 간다(고 했다)"며 "너희들 잠 잘못 자면 말해라. 내가 자살 현장, 사건 현장에서 가져온 졸피뎀, 수면제가 많이 있으니까 내가 가져다 줄 수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B씨는 A씨의 문제를 세상에 알리게 된 계기가 "더 이상 우리 같은 피해자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A씨가 최면 학회 외에 새로운 또 다른 학회를 만들고 있다는 소식을 접해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B씨는 "학회 회원 중 한 명이 2020년 5월쯤부터 2년여 동안 연락두절인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최면에 열성적이고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이었는데 박사학위 논문을 다 써놓고 심사만 앞둔 상황에서 갑자기 학회를 그만두고 연락이 두절되고 사라지셨다"고 주장했다. "이분의 가족들도 연락이 안 된 지 3년 이상 됐다고 하시더라. 가족들과 접촉해서 실종신고를 접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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