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노조 투표에서 "이강택 사장 물러나야" 우세
시의회 '돈줄 끊기' 압박에도 묘수 없는 대표 책임론
정치적 편향성 문제에 대한 '체질개선'을 예고한 서울시에 맞서 한목소리를 냈던 TBS 노사 간 틈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시와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들의 압박에도 이강택 대표가 타깃인 TBS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에 대한 엄호로 일관하자, 노조에서는 '이강택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18일 TBS에 따르면, 최근 TBS 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가 각각 실시한 '이강택 대표 퇴진 찬반 투표'에서 모두 '사퇴'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TBS 대표 취임 이후 2020년 2월 TBS 독립 법인 초대 대표이사로 임명된 이 대표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하지만 이날 시의회에 출석한 이 대표는 "대통령 지지율도 국정 수행에 대해 등락을 하지 않느냐"며 "내부 구성원들의 정서나 의견을 유심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은 물러날 뜻이 없다는 취지다.
지난해 4월 오세훈 서울시장 복귀 이후 정치적 편향성 지적에 한목소리로 반발했던 TBS 노사가 틀어진 것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노사 간 손절 움직임은 지난 4일 서울시의회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발의한 TBS 지원조례 폐지안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원조례폐지안이 통과되면 시는 TBS 예산의 70%를 차지하는 출연금 지원을 하지 않아도 된다. TBS 구성원들은 회사의 존립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책임 있는 대안 마련보다는 연일 '김어준 감싸기'로 일관하자, 노조원들의 반감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TBS 지원조례폐지안 발의에 대해 이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눈엣가시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없애기 위해 TBS 자체를 고사시키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 대해서도 "(방송이) 공정한지, 편파적인지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반문하고 싶다"며 "정치 공정성에 대한 판단은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상황을 지켜보기로 한 이 대표에 맞서 TBS 노조가 어떤 수순을 밟을지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TBS 지원조례폐지안이 시의회를 통과하면 TBS 노사 갈등도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일단 TBS는 지난달 서울시 감사위가 지난달 통보한 '기관장 경고'와 '기관 경고'에 대해 25일까지 재심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최근 TBS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으로부터 법정 제재를 받은 후에도 후속조치가 미흡하고, 프로그램 진행자 등 출연료도 계약서 없이 지급한 점을 문제 삼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