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500개 소매유통업체 대상 조사
3분기 경기전망지수, 코로나19 충격 버금가는 급랭
치솟는 물가와 경기 침체로 서민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소매 유통업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3분기 경기 전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버금갈 정도로 얼어붙은 것이다. 그동안 긍정적 전망을 보여온 온라인, 홈쇼핑 등 비대면 채널조차 부정적으로 돌아선 점이 눈에 띈다. 식료품 등 필수품조차 구입을 미루는 경향이 짙어진 여파다. 반면 편의점은 외식물가 급등으로 도시락, 간편식품 등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나홀로 성장'이 예측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분기 소매유통업계의 경기전망지수(RBSI)가 84로 집계됐다고 18일 밝혔다. 전 분기보다 15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2010년 이래 코로나19 충격이 강타한 2020년 2분기(전 분기 대비 22포인트 하락한 66) 이후 두 번째로 큰 낙폭이다.
RBSI가 100 미만이면 지난 분기보다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로, 소매유통 업계에선 물가상승(34.2%), 소비위축(27.0%), 인건비·금융·물류비 등 비용상승(18.8%) 등을 최근 경영 애로요인으로 꼽았다. 대한상의 측은 "위축된 소비 심리가 하반기에도 이어지거나 악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편의점만 성수기 맞이할 것" 기대감 높아
업태별로는 대형마트(97→86), 슈퍼마켓(99→51) 등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일상회복 영향을 많이 받았던 주요 오프라인 채널에서 지수하락 현상이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물가상승에 덜 민감한 소비층을 갖고 있는 백화점(111→97)조차 경기둔화 여파를 피하지 못한다고 봤다.
온라인쇼핑(96→88) 역시 2분기 연속으로 기준치(100)를 하회했다. 의류, 가전 등 당장 사지 않아도 되는 상품 비중이 커, 물가상승과 금리상승 등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다는 전망이다.
반면 편의점은 업태 중에서 유일하게 기준치를 넘어선 103을 기록했다. ①거리두기가 풀리면서 유동 인구가 증가한 데다, ②외식 물가 급등으로 가성비 좋은 도시락이나 간편 식품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③또 초저가 자체브랜드(PB) 상품이나 소포장 신선식품 등을 계속 늘리고 있어 성수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였다.
업계는 가격 할인 등 프로모션 강화(27.0%)를 통해 낮아진 소비 심리와 얇아진 소비자의 지갑을 공략하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또 온라인 강화(22.8%), 비용 절감(20.2%), 점포 리뉴얼(9.2%) 등을 대응 계획으로 거론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금리와 물가가 뛰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당분간 소비심리 위축이 불가피하다"며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경기 변동에 따른 소비 패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가격·상품 경쟁력 확보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7대 도시의 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슈퍼마켓·온라인(홈쇼핑 포함) 등 소매유통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지난달 15일~같은 달 24일 모바일패널 조사방식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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