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 대통령실 앞, 한마음으로 외친 "개 식용 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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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 대통령실 앞, 한마음으로 외친 "개 식용 종식"

입력
2022.07.17 15:00
수정
2022.07.1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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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식용 종식 촉구 위한 정부 규탄 국민대집회' 참가기

초복인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 시민 400여 명이 모여 개 식용 종식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서한을 대통령실 행정관에게 전달했다. 개식용 종식을 촉구하는 국민행동 제공

초복이면 매년 동물단체들의 개 식용 반대 집회가 열린다. 2020년과 2021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동물단체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면서 차량주행 집회와 기자회견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민들이 모여 도심 집회를 연 건 3년 만이다.

그동안 초복을 맞은 동물단체의 개 식용 반대 캠페인 기사를 써왔지만 직접 참여해본 적은 없었다. 초복인 16일 진행된 집회는 서울 용산구 용산역 앞 광장에서 약 1.8㎞ 떨어진 대통령실까지 행진, 개 식용 종식을 촉구하는 서한을 대통령실 행정관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문재인 전 대통령에 이어 최근 김건희 여사까지 개 식용 종식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면서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 집회 드레스코드에 맞춰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펫숍 금지'라고 적힌 흰색 티셔츠를 입고 집회 장소인 서울 용산역 앞 광장으로 향했다.

시민 400여명, "정부는 각성하라" 외쳐

동물단체 활동가들이 16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 앞 광장에서 열린 개 식용 종식 촉구 집회에서 실제 개농장에서 사용되는 철망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개식용 종식을 촉구하는 국민행동 제공


기자(왼쪽 두 번째)와 최태규(맨 왼쪽) 곰보금자리 대표, 이형주(오른쪽 두 번째) 어웨어 대표가 집회에 참가한 모습. 독자 제공

16일 오후 1시 집회 장소에 도착하자 대형 스크린 앞에 동물단체 활동가들과 흰색 티셔츠를 입은 시민들이 모여 있었다. 200명 정도였던 참가인원은 시간이 지나자 400여 명까지 늘었다. 두 손 잡고 나온 커플도,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가족도 눈에 띄었다. 시민들은 주최 측이 나눠 준 '정부는 개식용 종식하라!'라고 적힌 검정색 마스크를 쓰고 '지금 당장 개식용 완전 종식'이라는 종이로 된 손팻말을 나눠 든 채 "정부는 각성하라"고 외쳤다.

이날 집회는 31개 동물단체가 연합한 '개식용 종식을 촉구하는 국민행동'이 주최한 만큼 각 단체가 개 식용 반대를 위해 준비한 다양한 영상을 볼 수 있었다. 개 식용을 금지시킨 대만의 동물학대방지협회(SPCA) 공동설립자 코니 치앙은 "입법자들이 자신의 일을 해야 한다"며 한국어로 또박또박 "개 식용을 종식하라"고 외쳤다. 이후 가수 백예린, 배다해∙이장원 부부는 "사회적 약자인 동물을 보호하는 건 선택이 아니라 국가의 역할이다", "오래된 악습을 끊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농장 현실을 알리는 영상에 등장한 도사견 '다루'의 화면 아래 "제 이름은 식용견이 아니라 가족입니다", "이 세상에 식용견은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흐르자 일부 참가자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16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 앞 광장의 개 농장에서 구조된 개들의 모습으로 만든 모형 옆에 개 식용 종식 집회자들이 모여 있다. 고은경 기자

이후 시민들의 현장 발언이 이어졌다. 중학교 1학년 조현선양은 단상 위에 올라 “개들을 잔혹하게 학대하고 불법 도살하는 것에 소름이 돋는다”며 "정부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국민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개 농장을 엄중하게 단속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해 갈채를 받았다. 이어진 퍼포먼스에서는 활동가들이 실제 개 도살장에서 쓰이는 전기 도살봉과 철망을 방망이로 부쉈다.

떙볕 아래 대통령실까지 행진... 한마음으로 서한 전달

16일 시민들이 서울 용산구 용산역 광장에서 대통령실로 행진하고 있다. 개식용 종식을 촉구하는 국민행동 제공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행진하는 도중 건물 안 시민과 강아지들이 개 식용 종식 집회를 응원하고 있다. 고은경 기자

오후 2시, 대통령실로 향하는 행진이 시작됐다. 행렬 선두 타악기 그룹 '히치모싸'의 삼바 연주가 시작되자 참가자들은 흥겨워했고 "농림부, 식약처, 환경부는 각성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이어갔다. 평소 자동차만 다니던 대로를 시민들이 당당하게 걸으며 하나의 목표를 위해 같은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지나가던 시민들도 휴대폰 카메라로 행렬 모습을 담았다. 삼각지역으로 가는 길 집회 행렬을 본 한 시민이 창 밖으로 반려견과 손을 흔들며 응원을 보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긴 거리는 아니었지만 한낱 더위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강원 춘천시에서 올라와 집회에 참가한 노혜연씨와 세 딸이 개 식용 종식 손팻말을 들고 있다. 고은경 기자

주말, 그것도 땡볕 아래 시민들이 참가한 이유가 궁금했다. 처음 집회에 참가했다는 정혜정(52)씨는 "15년 동안 키우다 올해 초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견 때문에 개 식용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사실 참가할지 고민했는데 나오길 너무 잘했다. 정부가 하루빨리 개 식용을 끝내기 바란다"고 말했다. 강원 춘천시에서 세 딸과 함께 참가한 노혜연(41)씨는 "4년 전 반려견을 떠나 보냈다. 늘 동물도 우리의 가족이고 배려할 대상이라고 말해 왔다"며 "아이들에게 직접 개 식용 반대하는 현장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시민들이 대통령실 행정관에게 개 식용 종식을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전달하고 있다. 고은경 기자

오후 3시 40분,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 대통령실로 다가갈수록 경비도 삼엄해졌다. 시민 세 명이 대통령실 행정관에게 전달하기 전, 개 식용 종식을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차례로 낭독했다. 낭독 도중 한 시민이 울먹이자 참가자들은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개 식용 종식을 촉구하는 구호로 화답했다. 이날 집회는 시민이 서한을 대통령실 행정관에게 직접 전달하면서 마무리됐다.

"윤석열 대통령님. ‘빠르고 완전한 개 식용 종식’은 생명권 보호를 지향하는 우리 사회가 최소한으로 지켜야 할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가치이자 민의입니다. 광기 어린 고통의 역사를 조속히 끊어내 주십시오! 불법을 적극 단속하고 처벌해 주십시오! 사회적 최약자 ‘동물’에 대한 생명권의 온전한 보호를 행동으로 보여주십시오!"


고은경 애니로그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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