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모래시계' 온주완 "스트레스로 난청 발생... 간절히 노력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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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모래시계' 온주완 "스트레스로 난청 발생... 간절히 노력했죠"

입력
2022.07.17 12:03
수정
2022.07.1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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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모래시계' 태수 역 온주완
극심한 스트레스로 난청까지 겪어
뮤지컬의 매력은 '진심'

온주완이 '모래시계'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장난기 가득한 웃음, 기껏해야 삼십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얼굴이지만 온주완은 어느덧 19년 차 배우가 됐다.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매력을 뽐내온 그는 지난 2016년 뮤지컬 무대에 첫 발을 내딛었다. 두려움과 설렘이 가득했던 도전은 온주완에게 특별한 의미로 남았다. 이후 '그날들' '여명의 눈동자' 등의 무대에 섰고, 현재는 '모래시계'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온주완과의 인터뷰를 앞두고 최근 서울 구로구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모래시계'를 관람했다. 높은 몰입도를 자랑하는 무대 구성과 이야기 전개는 드라마 '모래시계' 이상의 감동을 선사했다. 태수 역의 온주완, 우석 역의 송원근, 혜린 역의 박혜나는 탁월한 호흡과 가창력으로 기립 박수를 끌어냈다.

뮤지컬 '모래시계'는 지난 1995년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 64.5%를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았던 동명의 장편 드라마를 160분 분량으로 압축한 작품이다. 격변의 시대에 맞서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그 시대를 살아간 청춘들의 우정과 사랑, 새로운 사회에 대한 희망을 담았다. 지난 2017년 초연 이후 수년간 프리 프로덕션 과정을 거쳤고, 5년 만에 다시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온주완은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최민수가 연기했던 태수 역을 맡아 자신만의 매력으로 캐릭터를 재해석했다. 그를 직접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모래시계' 온주완(오른쪽)과 이율이 무대 위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뮤지컬 '모래시계' 출연 계기와 캐릭터에 끌린 이유가 궁금하다.

"'그날들' 할 때부터 '모래시계'가 다시 돌아온다는 얘기들이 있었다. 내심 기다리고 있었다. 두 작품의 제작사가 같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역할이 있으면 (제안이) 들어오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제안을 받았다. '모래시계'라는 작품이 한 시대의 '대박 드라마' 아닌가. '야인시대'나 '모래시계' 같은 걸 좀 해보고 싶었는데 제안을 받아 기뻤다."

-드라마에서 최민수가 연기했던 태수 역을 맡았는데, 캐릭터 구현을 위해 신경 쓴 점이 있다면.

"난 처음부터 태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원하는 작품, 원하는 배역을 제안받는 건 드문 일인데 굉장히 기뻤다. 예전에 '칼과 꽃'에서 최민수 선배님과 같이 연기한 적이 있다. 생각보다 너무 순하고 성격이 좋으시다. '모래시계'는 지금의 최민수라는 배우가 있게 해준 드라마라 생각한다. 뮤지컬에선 태수가 나까지 세 명이다. 우리끼리 장난으로 연습실에서 최민수 선배의 유행 대사들을 따라하기도 했다. 무대 위에선 (최민수를) 따라하기보다 각자 자신만의 태수로 만들어보자고 이야기했다."

-송원근, 박혜나와도 호흡이 좋던데 준비 과정은 어땠나.

"사실 내가 연습에 열흘 정도 늦게 투입이 됐다. 다른 배우들은 2주 정도 연습하고 있고 난 결정이 늦어서 열흘 정도 늦게 투입됐는데, 남자 배우들은 원근 형 빼고는 다 아는 상태였다. 작품을 같이 했던 배우들이다. 여배우들은 캐스트가 겹친 적이 없어서 모두 처음 봤다. 친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드라마나 영화도 마찬가지지만 우선 연기자들끼리 친해져야 연습실에서 호흡이 좋지 않을까 싶었다. 현장에서 먼저 다가가는 스타일이다. 말도 걸고 같이 밥 먹자고 하고, 그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연예계 지인들도 작품을 보러 왔던데 기억에 남는 주변 반응이 있나.

"이상엽씨와 이민정씨가 왔고 윤계상 형도 형수랑 보러 왔었다. 아무래도 공연을 안 해본 사람들은 공연을 보면 '그거 어떻게 다 외워?'라고 묻는다. 나도 드라마 할 땐 오늘 분량만 외운다. 이건 한 권을 외우니까 어떻게 대사를 외우는가에 대해 궁금증이 있더라. 나도 마찬가지다. 첫 작품할 때 가장 두려운 게 그거였다. 세 시간 공연하면서 노래, 대사, 동선을 어떻게 다 외우지 싶었다. 다른 (뮤지컬) 배우들을 보며 '저분들도 하는데 하면 되겠지. 일단 부딪혀보자' 했다. 연습을 하다 보니 정말 되더라."

-무대 위에서 실수를 하는 일은 없나.

"'그날들' 같은 경우 김광석씨 노래니까 우리가 부르는 가요라서 틀릴 확률이 크지 않다. 그런데 '모래시계'는 음마다 가사가 다 다르다. 반복이 되면 똑같은 가사가 와서 붙는데 이건 벌스(verse)가 세 개 나와도 가사가 다 다르다. 그게 너무 헷갈리더라. 가사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무조건 많이 부르는 수밖에 없다. 실수는 첫 번째인가 두 번째 공연에서 동선 실수를 한 적이 있다. 이쪽에서 나와야 하는데 다음 턴으로 돌아가 있었다. 다행히 공연 초반이라 동선을 관객들도 몰랐다. 그 뒤론 틀린 적 없다. 이제는 틀리면 문제가 있는 거다. (웃음)"

온주완이 '모래시계'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노래도 그렇고 여러모로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사실 난 공연을 못할 줄 알았다. 열흘 늦게 들어간 스트레스도 있었다. (조)형균이나 (민)우혁이 얼마나 노래를 잘하냐. 그래서 걱정이 됐다. 그런 스트레스 때문에 연습 기간에 난청이 2주 정도 왔다. 병원에 가서 약 먹고 하는데도 귀가 안 들려서 불안했다. 2주 정도 귀마개를 끼고 다녔다. 소음이 고통스러웠다. 그 시간을 겪어내니까 공연을 하고 있더라.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나도 많이 놀랐다. 그만큼 간절하게 노력했다. 지금은 괜찮아졌다."

-공연을 할 때도 애드리브를 하는 경우가 있나.

"공연을 인당 30회씩 한다. 그런데 매주 보러 오는 관객이 있다. 매번 똑같은 억양과 대사와 배우와의 호흡을 보여주면 새로운 게 없지 않나. 공연이 무르익어 갈수록 러닝타임에 지장 안 주는 선에서 최대한 애드리브를 하려고 한다. '모래시계'의 경우는 발랄한 내용이 아니어서 학창 시절 밝은 분위기 장면 때만 한다. 뒤로 가면 갈수록 진지하기 때문에 태수 우석 혜린의 서사를 각자 어떻게 디테일하게 보여줄까를 고민한다."

-추억을 되살리는 작품이라 중년층 관객들도 많이 좋아하는 듯하다.

"가끔 친구들을 만날 때 부모님도 뵙는 일이 있다. '주완이 요즘 뭐해?' 물으시면 뮤지컬 '모래시계'를 한다고 말씀드린다. 매우 반가워하시더라. 너무 어릴 때니까 사실 난 드라마 인기를 몰랐다. 대단했다는 정도만 안다. 게다가 지방에선 동시 방송이 안 됐다. 그래서 체감을 못했다. 이번에 부모님이 대전에서 30명 정도를 모시고 같이 오셨다. 그때의 드라마에 대한 향수가 있다. 그 당시 어른들에겐 엄청난 영향을 준 드라마라는 걸 다시 느끼게 됐다."

-뮤지컬의 매력이 무엇인가.

"'진심'이라 생각한다. 그게 제일 크다. 왜냐면 내 팬들은 알지만 막공 때 엄청 운다.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극이 끝난다는 거에 대한 굉장한 데미지가 있다. 내가 이걸 두 달 동안 연습을 열심히 했고 이 많은 사람들과 공연을 세 시간 했고 박수받고 이 무대를 떠나는 거다. 진심에 눈물이 난다. 어린아이가 울듯이 얼굴이 망가지면서 펑펑 운다. 팬들도 진정하라고 하는데 그게 안되더라. 그렇게 밀려오는 감정이 뮤지컬만의 매력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공연이 끝나면 SNS 라이브 방송을 하더라. 특별한 이유가 있나.

"예전엔 퇴근길이라는 게 있었다. 팬들에게 팬레터도 받고 악수하고 인사도 하고 그랬는데 코로나 때문에 못하게 된 거다. 팬분들도 소중한 시간과 티켓값을 지불하면서 오는 건데 무대에 있는 나도 보고 싶지만 인사하는 나도 보고 싶어할 거 같더라. 일단 해제될 때까지는 라이브방송으로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래서 집에 가는 길에 하는 거다. 그냥 가면 마음이 불편하더라."

-공연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지금 기분은 어떤가.

"드라마도 그렇고 막상 할 때는 '한 달이나 남았네' 한다. 끝나고 나면 '한 달만 더 했으면' 싶은 게 있다. 지금 한 달이라고 해도 공연은 열세 번 정도 남았다. 13일이면 별로 안되는 시간이다. 내 입장에서는 아쉽다. 연기하기도 너무 재밌는 뮤지컬이다. 이 작품이 지방에 가면 진짜 인기가 많을 거 같다. 모든 공연이 재연, 삼연을 올리는 게 쉽지 않다. 이번에 우리가 만든 '모래시계'를 다시 (무대에) 올릴 수 있으면 좋겠다. 입소문이 나기에도 시간이 필요할 거고 그럴 거면 또 다른 재연을 올려서 계속 나아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 공연을 하는 사람으로서의 바람이다."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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