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부터 종로구 공평동 임시청사서 업무
1982년 완공 현 청사 건물 노후화 등 불편 가중
40년 동안 서울 종로구 경운동에 자리 잡았던 서울 종로경찰서가 잠시 거처를 옮긴다.
17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종로경찰서는 내달 4일 종로구 공평동 SM면세점 건물에 마련된 임시청사에서 업무를 시작한다. 이달 27일부터 각 부서가 순차적으로 이사를 하게 된다.
12층 규모의 임시청사에서 종로경찰서는 지상 1~6층을 사용하고, 7~12층은 하나투어가 사용한다. 이에 따라 종로경찰서에서 근무하는 300여 명의 경찰들도 경운동 청사를 떠나게 됐다. 현 부지에는 3년 간 공사를 거쳐 지상 6층·지하 3층 규모의 새 청사가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자리 잡은 종로경찰서는 오랜 역사와 함께 경찰 내부에서 높은 위상을 자랑했다. 1945년 광복 직후 낙원동 현 종로세무서부지에서 국립경찰 창설과 동시에 개서한 종로경찰서는 1948년 공평동 현 제일은행 본점으로 이전했다. 1957년 청운동 현 SK재동 주유소 자리를 거쳐 1982년 지금의 경운동에 자리를 잡았다.
종로경찰서 관내에는 청와대뿐 아니라 정부서울청사·헌법재판소·감사원 등 주요 국가 기관과 시설이 밀집해있다. 각종 행사와 집회·시위로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광화문 광장도 관할 구역이다. 때문에 다른 경찰서보다 업무 강도가 센 편이지만 중요 업무가 많아 승진 코스로 꼽혔다.
하지만 건물이 완공된 지 40년이 넘은 탓에 노후화와 주차 공간 부족 등으로 경찰관과 민원인 모두 불편이 적지 않았다. 주기적으로 유지 보수가 이뤄졌지만 땜질식 처방일 뿐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역부족이었다. 주차를 못한 민원인들이 경찰서 옆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실이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면서 종로경찰서 위상이 다소 떨어졌단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청와대 울타리 바깥 경비와 치안을 담당해 붙었던 '경비 1번지'란 타이틀도 용산경찰서로 넘어가게 됐다. 지난 5월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경찰서 정원 조정 방침에 따라 종로경찰서 소속 경비과, 정보과, 교통과 등 경찰관 29명이 용산경찰서로 이동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관광객들이 청와대와 경복궁 등을 찾고 있고 이달 말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마무리되면 집회·시위 역시 이곳을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새롭게 지어질 종로경찰서 자리에는 기존보다 두 배 이상 넓어질 주차장도 들어선다. 주민 편의를 위한 공공시설과 보행로 등도 새롭게 정비된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새 청사가 재건축되는 동안에도 치안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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