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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름을 살라먹은 고대도 '금빛 바다'

입력
2022.07.18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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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노을이 물들면 고기잡이 갔던 작은 배는 바다 위를 가로질러 서둘러 집으로 향한다.

황금빛 노을이 물들면 고기잡이 갔던 작은 배는 바다 위를 가로질러 서둘러 집으로 향한다.

조용한 섬마을인 충남 보령시의 작은 섬 고대도. 인적도 없는 바닷가에 앉아 느린 눈으로 장맛비와 함께 찾아온 먹구름의 움직임을 지켜봤다. 그 순간 먹구름 사이에서 나타난 눈부신 햇살이 장맛비와 폭염이 번갈아 찾아온 ‘꿉꿉한 날씨’를 잊게 했다.

충남 보령시 작은 섬 고대도 서쪽 앞바다에 노을이 물들고 있다.

충남 보령시 작은 섬 고대도 서쪽 앞바다에 노을이 물들고 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다시 뜨거운 햇살을 피해 그늘을 찾아 소나무 숲으로 몸을 숨겨야 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보는 파란 하늘이 무더위를 잊게 했고, 바다에서 불어온 한 줄기 바람이 땀을 식혀주면서 몸과 마음에 여유를 불어넣어 준다. 시간이 조금 흐르자 해가 지면서 파란색 하늘이 점점 붉어졌다. 바다 위 저 멀리에선 고기잡이 나갔던 작은 배 한 척이 서둘러 집으로 향하는 모습이 보였다. 검은 먹구름을 뚫고 나온 노을이 바다 위에 내려앉자 물결이 반짝이는 ‘금빛 바다’가 되었다. 검은 먹구름과 금빛 바다에서 배를 모는 어부의 모습은 현실감이 지워진 다른 세상처럼 느껴졌다.

충남 보령시 작은 섬 고대도 서쪽 앞바다에 노을이 물들고 있다.

충남 보령시 작은 섬 고대도 서쪽 앞바다에 노을이 물들고 있다.

자연은 이렇게 ‘갑작스러운 선물’을 선사한다. 이런 풍경을 바라보노라면 마음속 번민이 일순 사라진다. 노을이 서서히 지고 어둠이 내려오니 어부처럼 가족이 기다리는 집이 그리워진다.

노을이 지면 고기잡이 나갔던 작은 배 한 척이 황금빛으로 물든 바다 위를 가로질러 서둘러 집으로 향한다.

노을이 지면 고기잡이 나갔던 작은 배 한 척이 황금빛으로 물든 바다 위를 가로질러 서둘러 집으로 향한다.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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