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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쫓기는 한은... 美 '자이언트 스텝' 예고에 금리 역전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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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쫓기는 한은... 美 '자이언트 스텝' 예고에 금리 역전 임박

입력
2022.07.13 19:0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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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자본 이탈이 가장 큰 우려
한은은 "역전 이후 영향 봐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13일 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았지만, 이르면 이달 말 미국 기준금리에 추월당하는 '역전' 현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40년 만에 닥친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신음하는 미국이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2.25%로 0.5%포인트 올려 잡으면서 미국 기준금리(1.5~1.75%)와의 격차는 0.5%포인트(상단 기준)로 재차 벌어졌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6~2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재차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달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0.00~0.25%포인트 높아지는 역전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이달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은 90%가 넘는다. 이미 시장은 미국의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금리가 우리보다 높아지면 더 높은 금리를 좇는 투자 자금이 한국 시장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가뜩이나 추락한 원화 가치는 더 하락할 수 있다. 이는 수입물가 상승을 부추겨 국내 물가 상승이란 악순환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물론 한미 금리 역전이 처음은 아니다. 가장 최근인 2018년 3월~2020년 2월을 포함해 과거 세 차례에 걸쳐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았다. 한은은 역전 자체가 문제가 되진 않는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양국 기준금리 역전 폭이 평균 0.5%~0.9%포인트, 높게는 1%포인트를 넘긴 경우도 있었다"며 "격차 자체보다 실제 자본 유출, 외환시장 영향, 신흥국으로의 파급 효과 등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미 금리 역전 폭이 커지거나 역전 기간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자본시장 충격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미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는 점도 불안을 더하는 대목이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서만 20조 원 이상을 팔아치우고 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 역전 시기와 달리 현재 무역적자, 정부 재정 적자 상황 등을 감안하면 자본 유출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은이 초유의 빅스텝이란 결정을 내린 만큼, 향후 한미 금리 역전 자체에 매몰되기보다 국내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영한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내에서도 경기 침체 공포에 따른 연준의 속도 조절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며 "국내 실물경기는 물론 미국의 가변적인 상황을 고려한 유연한 통화정책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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