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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환자 오면 일단 항생체 처방"...미국서 슈퍼박테리아 사망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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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환자 오면 일단 항생체 처방"...미국서 슈퍼박테리아 사망 '급증'

입력
2022.07.1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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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코로나19 잡으려 처방한 항생제
병원 내 '슈퍼박테리아' 감염 증가시켜
2020년 관련 사망자 전년 대비 15% 급증

2020년 미국 애리조나주 튜바시티의 한 병원에서 개인 보호장비를 착용한 의료진이 환자를 응급실로 이송하고 있다. 튜바시티=AFP 연합뉴스

2020년 미국 애리조나주 튜바시티의 한 병원에서 개인 보호장비를 착용한 의료진이 환자를 응급실로 이송하고 있다. 튜바시티=AFP 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 첫해인 2020년 미국에서 '슈퍼박테리아'로 인한 감염·사망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박테리아는 기존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병원균으로, 감염되면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미국 병원 내 슈퍼박테리아 감염·사망 사례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대비 15% 증가했다. 보건당국의 노력으로 2012년과 2017년 사이에 병원 내 슈퍼박테리아 감염은 30% 감소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박테리아 대응 체계가 허술해진 것이다.

미국 병원 내 슈퍼박테리아 감염이 증가한 원인 중 하나는 ①항생제 남용이다. 항생제를 자주 사용할수록 박테리아가 항생제에 내성을 가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미국 의료진은 열이나 호흡곤란 등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에게도 일단 항생제를 처방했다. 당시 의료진이 코로나19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박테리아 치료에 쓰이는 항생제를 바이러스 대처에도 활용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3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전체 코로나19 확진자 중 약 80% 환자들이 항생제를 처방받았다.

②병원 내 인력·개인 보호장비 부족도 슈퍼박테리아 증가 원인으로 꼽혔다. 코로나19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박테리아에 대응할 인력이 부족해졌고, 동시에 의료진이 주로 사용하는 N95 마스크를 비롯한 개인 보호장비도 동이 났다. 2020년 3월 미국에서는 의료진이 직접 부품을 구입해 '페이스 실드'를 만들어 사용할 만큼 의료용 보호구가 부족했다.

산소호흡기 등 감염 우려가 높은 의료 기기가 병원 내 감염을 증폭시킨 원인으로도 지목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미국에서는 2만9,400명 이상이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돼 사망했는데, 이들 중 약 40%는 병원에서 감염됐다.

아준 스리니바산 CDC 박사는 "코로나 팬데믹은 바이러스에 걸린 수백만 명의 사람들뿐 아니라 미국 환자들의 안전에도 큰 영향을 줬다"며 "슈퍼박테리아 감염은 치료하기도 매우 어렵고 사망률도 높다"고 말했다.

김호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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