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부터 시행된 바뀐 도로교통법 시민 혼란
횡단보도 우회전 시 '사람 기준' 멈춤 판단해야
'건너려는 사람' 여부도 운전자 판단…기준 모호
'신호등 없는' 스쿨존...무조건 일시정지 해야
이제부터 횡단보도 앞에서 우회전을 할 때 무조건 일단 멈춰야 할까, 아니면 보행자가 없으면 그냥 지나가도 될까. 정답은 사람을 기준으로 보행자가 있거나 건너려는 사람이 있을 때만 '일단 멈춤'하면 된다. 이처럼 달라진 도로교통법으로 인해 혼선을 빚는 운전자들이 많은 가운데 기준 역시 애매해 적용하기 힘들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조재형 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은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바뀐 도로교통법 정보를 전달했다. 먼저 우회전할 때 횡단보도를 만났다면 "사람이 있고 없고에 따라서 멈추는 걸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우회전할 때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이 있으면 일시정지를 해야 했다. 12일부터 시행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뿐만 아니라 건너려는 사람만 있어도 일시정지하도록 바뀌었다고 조 계장은 밝혔다.
이에 따라 우회전할 때 횡단보도에 아무도 없으면 일시정지하지 않고 그냥 가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다만 언제든지 설 수 있게 천천히 서행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
그러나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도 따른다. '건너려는 사람의 기준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잡아야 하는가' 등 여러 우려들이 나오고 있다. 조 계장은 이에 "최소한 운전자가 '이 사람이 건너려고 하는구나' 정도의 의사가 외부로 표출되는 게 필요하다"며 "손을 든다든지 빠르게 횡단보도 쪽으로 이동한다든지, 횡단보도에 발을 내디디려고 한다든지 등 이런 사람들이 될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빠르게 걸어오는 사람만 있어도 일단 멈춰서 더 의사를 확실히 확인하라는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횡단보도를 건널지 안 건널지를 운전자가 빠르게 판단해 멈춤 정도를 결정하란 얘기다. 애매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보행자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 앞을 우회전할 경우는 어떻까. 답만 얘기하면 "운전자가 보행자 신호를 보고 판단하도록 하는 법 규정은 없다. 오직 보행자 유무에 따라 운전자가 판단하면 된다"고 조 계장은 말했다.
운전자는 보행 신호등을 볼 의무가 현재 법적으로 의무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보행자가 신호등이라고 생각하고 보행자에 따라서 지나가든지 아니면 멈추든지 결정하면 된다"고 전했다.
"신호등 없는 스쿨존에선 무조건 '일단 멈춤' 하세요"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서는 운전자가 시속 30㎞를 유지하는 동시에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 앞에선 무조건 일시정지하도록 강화됐다. 신호등 없는 곳에선 보행자가 있건 없건 무조건 '일단 멈춤'해야 한다는 얘기다.
'차들이 줄줄이 오는 경우 내 차가 멈췄는데, 그 뒤에 따라오는 차들도 계속 멈춰야 하는 건가, 100대면 100대 모두 그런가'라는 질문에 "한 번 더 멈추는 게 맞다"며 "일시정지를 한 번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린이가 있을 수 있는 횡단보도 앞에서 멈추는 게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한 번 멈추는 '일단 멈춤'은 어느 정도를 말하는 것일까. 조 계장은 "도로교통법상으로 일시정지라는 게 바퀴를 아주 잠깐이라도 완전히 정지한 상태를 말한다"며 "1초를 멈추더라도 일시정지한 게 맞고, 몇 초를 멈추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일단 잠깐이라도 멈추는 게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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