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 만에 '주한 미대사 공백' 해소
박 장관 만나 “한미관계 중요한 시기”
'성소수자'로 16일 퀴어축제 연설 나서
필립 골드버그 신임 주한 미국대사는 12일 박진 외교부 장관을 예방해 "한미관계에 있어 지금이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며 "양국이 동맹국으로서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긴밀하게 협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미 국무부 유엔 대북제재이행담당 조정관으로 대북제재 결의안(1874호)을 주도한 골드버그 대사는 '대북 저승사자'로 불린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박 장관을 만나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이 동맹을 글로벌 전략 파트너십으로 발전시키면서 '경제 안보'도 굉장히 중요해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장관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번째로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하시게 된 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한미동맹 강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우리 앞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공급망 변화 등 경제 안보 문제,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글로벌 과제가 많이 있다"며 "한미동맹이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는 데 대사께서 핵심 역할을 수행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지난 10일 한국에 부임했다. 바이든 행정부 초대 주한 미국대사로서 전임인 해리 해리스 전 대사가 한국을 떠난 지 1년 6개월 만에 '주한 미국대사 공백'이 해소됐다.
골드버그 대사는 앞서 이날 오전 외교부 청사를 방문해 신임장 사본을 제출했다. 신임장은 파견국 국가원수가 주재국 국가원수에게 보내는 외교문서로 해당 대사를 보증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공식 업무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신임장 원본을 제출해 제정 절차를 밟는 게 순서지만, 주재국 원수와 일정을 잡는 게 쉽지 않아 통상 사본을 먼저 제출하고 업무를 개시한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에 마련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분향소를 조문했다. 오는 16일에는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주한 미 대사관은 미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2015년부터 부스를 따로 마련해 참여해왔다. 마크 리퍼트, 해리스 전 대사도 과거 행사에 참여했지만 성소수자인 골드버그 대사가 직접 마이크를 잡고 성소수자의 권리를 지지하는 연설에 나선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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