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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사관 앞, '성소수자 대사' 모욕 현수막... 외교 문제 비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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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사관 앞, '성소수자 대사' 모욕 현수막... 외교 문제 비화 우려

입력
2022.07.13 11:00
수정
2022.07.1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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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보수 단체 등 매일 오전 집회도
대사에 대한 혐오 공격 방치 우려 높아
경찰은 "신고 집회 현수막 철거 어려워"

12일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앞길에 필립 골드버그 신임 주한 미국대사의 부임을 반대하는 기독교·보수단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독자 제공

12일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앞길에 필립 골드버그 신임 주한 미국대사의 부임을 반대하는 기독교·보수단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독자 제공

10일 부임한 필립 골드버그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성소수자로 알려지면서 그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미 대사관 앞에 내걸렸다. 대사가 일하는 주변에 영어까지 써가며 그를 모욕하는 차별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데도, 즉각 철거가 되지 않고 있다.

12일 오전 기독교시민연대·한국안보전략전국연합 등 극우단체들이 서울 종로구 미 대사간 앞길에 내건 현수막에는 '우리는 동성애자 미 대사 필립 골드버그의 한국 부임을 반대한다'는 내용이 영어로 쓰여 있다. 임명을 즉시 철회하라는 글도 영어로 적혀 있다.

골드버그 대사는 한국에 앞서 볼리비아, 필리핀, 콜롬비아에서 대사로 일한 베테랑이다. 2009, 2010년 미 국무부 대북 제재 이행 담당 조정관을 지냈고, 당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1874호 이행을 총괄하는 등 대북 관련 경험도 적지 않다.

직무 역량과 관계없이 개인의 성적 지향을 이유로 부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여과없이 표출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 속한 천주교인권위원회의 장예정 사무국장은 "대사 임명에 있어 누구든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며 "더 다양한 사람을 포용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는 이미 이뤄졌다고 생각하고, 국민들도 더 이상 비상식적 주장에 휩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대사에 대한 일부의 이런 혐오 공격을 방치할 경우 국제 문제로도 비화할 수 있는 사안이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해당 현수막에 대해 "미신고된 사안이라면 옥외광고법에 따라 구청에서 철거하겠지만 신고된 집회에 따른 현수막이기 때문에 따로 처리하지 않는다"고 명확한 조치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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