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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의 '이것'을 보면 여당 메시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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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의 '이것'을 보면 여당 메시지가 보인다

입력
2022.07.1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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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이 최근 '안경 패션'으로 새로운 정치적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왼쪽부터 지난달 8일 '북 도발 관련 국가안보 점검 제2차 당정 협의회'에 참석한 권 대행의 모습. 지난달 28일 필리핀으로 출국하는 모습, 지난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뉴시스, 뉴스1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이 최근 '안경 패션'으로 새로운 정치적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왼쪽부터 지난달 8일 '북 도발 관련 국가안보 점검 제2차 당정 협의회'에 참석한 권 대행의 모습. 지난달 28일 필리핀으로 출국하는 모습, 지난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뉴시스, 뉴스1

"권성동의 '이것'을 보면 여당 메시지가 보인다."

요즘 정치권에서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이 입을 열기 전, '이것'에 먼저 시선을 둔다. 바로 권 대행이 착용하는 안경이다. 안경은 시력 교정의 목적이 크지만, 안경의 생김새, 색깔 등에 따라 사람의 이미지도 바꾼다. 권 대행은 안경의 이런 특성을 활용해 여러 개의 안경을 번갈아 착용하면서 메시지 전달 효과를 배가시키고 있다

'반뿔테' 안경은 권 대행이 결단을 내릴 때 등장한다. 윗부분 절반만 검은색 굵은 뿔테로 장식되고, 양쪽 모서리 각이 확연한 반뿔테 안경을 쓰면 둥글둥글한 권 대행의 얼굴에 '단호함'이 살아난다. 최고위원회의와 긴급 의원총회, 본회의가 잇따라 열렸던 지난 4일 그는 반뿔테 안경을 쓰고 나왔다. 그는 이날 김승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향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치자금법 위반 논란이 불거지며 윤석열 정부에 부담이 됐던 김 전 후보자 문제를 일거에 해결한 발언이었다.

안갯속이었던 여야 원구성 협상의 물꼬를 튼 것도 바로 반뿔테 안경을 쓴 이날이었다. 권 대행이 본회의 개회를 불과 30분 앞두고 "의장단 선출에 협조하겠다"며 결단을 내리면서다.

'갈색 뿔테' 안경을 착용할 때도 있다. 반뿔테 안경에 비해 캐주얼하고, 밝아 보이는 이 안경은 주로 국회 밖 일정을 소화하거나 격식이 덜 엄격한 자리에서 쓴다. 지난달 28일 윤석열 대통령의 필리핀 대통령 취임식 경축 특사단장 자격으로 출국할 당시 갈색 뿔테 안경을 쓰고 공항에 나타났다. 한층 온화하고, 부드러운 인상이 두드러진다는 평이 나왔다.

가장 많이 착용하는 안경은 검은색 금속테를 두른 둥근 안경이다. 깔끔하면서도 세심하고, 날카로운 평소 이미지를 부각하기에 적격이라는 평이다.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이준석 대표 사태의 종지부를 찍고 당 내홍을 수습한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권 대행은 검은 금속테 안경을 쓰고 있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대표 직무대행이 11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대표 직무대행이 11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권 대행의 '안경 패션'은 최근 이 대표의 부재와 함께 정치적 입지가 넓어진 상황과 맞물려 더욱 눈에 띈다. 당의 '원톱'으로 거듭나면서 언론 노출이 잦아지고, 발언 횟수가 많아지면서 새로운 정치적 이미지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면서다. 차기 당권주자로 유력하게 꼽히는 인물인 만큼 권 대행 개인과 당 이미지를 함께 상승시키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권 대행 측 관계자는 "단호하고 강한 느낌의 반뿔테와 밝고 부드러운 색감의 갈색 뿔테, 도회적이고 날카로운 인상의 검은테 안경 3개를 마련해 번갈아 착용하고 있다"며 "그날그날 발신하는 메시지에 맞는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뜻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한편, 권 대행은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을 서울 모처에서 만나 이 대표의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 이후 수습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행은 이 자리에서 이 대표의 당원권 정지를 당 대표 '궐위'가 아닌 '사고'로 보고 직무대행 체제가 맞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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