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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이·손흥민을 만든 '후계자 찾기'

입력
2022.07.12 19:00
수정
2022.07.19 17:4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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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우
이춘우 서울시립대 교수·(사)기업가정신학회 명예회장

편집자주

보는 시각과 시선에 따라서 사물이나 사람은 천태만상으로 달리 보인다. 비즈니스도 그렇다. 있었던 그대로 볼 수도 있고, 통념과 달리 볼 수도 있다. [봄B스쿨 경영산책]은 비즈니스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려는 작은 시도다.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 석학교수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필즈상 수상 언론 브리핑에 온라인으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 석학교수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필즈상 수상 언론 브리핑에 온라인으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준이 교수가 필즈상을 수상, 우리들에게 기쁨과 뿌듯한 흥분을 주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허 교수의 스승인 히로나카 헤이스케(91) 하버드대 명예교수에 대한 인터뷰 기사는 접할 수 없었다. 필자는 자신의 학문 세계를 확장시킨 제자를 만난 히로나카 교수가 얼마나 기뻤을까 상상해봤다. 학문의 길에서 절정의 순간은 큰 깨달음이나 자신을 뛰어 넘는 후학을 만났을 때이기 때문이다.

히로나카 교수는 매일 찾아오는 허준이에게 수학 이야기를 해주고 미국 유학 추천서도 써 주었다(F학점이 많은 학생이 박사과정 입학허가를 받게 된 건 추천서가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 같다). 이런 경우는 우리 주변에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일본 리그에 숨겨져 있던 박지성을 발굴해낸 히딩크 감독은 유럽리그로 가는 다리를 놓아 주었다. 최진한 동북고 감독은 중학생 손흥민의 플레이를 보고 독일 유학의 길을 터줬고, 여섯 살 김연아의 피겨 재능을 알아보고 캐나다로 유학하도록 하는 데는 유종현 코치가 큰 역할을 했다. 이처럼 슈퍼 탤런트급 인재도 자기 홀로 잘난 덕만으로 출현하는 게 아니다.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지다. 평생 일군 사업을 더욱 성장시키길 원하는 기업가라면 가업이라는 명목 아래 무조건 자녀에게 물려주려 하지 않는다. 유능한 기업가라도 종종 놓치는 핵심 미션이 차세대 후계자를 평생 동안 찾아 육성하는 일이다. 제대로 된 후계자를 키우면 기업은 흥하고 그렇지 못하면 스러져 갈 것은 자명한 이치다. 1970년 필즈상을 수상한 히로나카 교수가 77세가 되던 해(2008년) 허준이가 찾아왔고, 91세가 되던 해 그의 제자는 또 다른 필즈상 수상자가 됐다.

이춘우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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