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후보 내세워 비례 의석 늘려
여성 의석도 29석으로 최다
독특한 선거구조 탓
지난 10일 실시된 일본 참의원 선거에선 가수, 배우, 희극인 등 연예인과 스포츠 인사 등 유명인 후보가 다수 입후보해 당선됐다. 여성 후보자도 29명 당선돼 최다가 됐다. 매스미디어에는 거의 등장한 적 없는데도 유튜브로 인기를 모은 신생 정당이 1석을 확보하기도 했다.
11일 최종 확정된 참의원 개표 결과에 따르면, 자민당에서 출마한 여성 4인조 아이돌 그룹 ‘SPEED(스피드)’의 전 멤버인 이마이 에리코(39) 의원이 비례대표 2선에 성공했다. 일본유신회는 야구선수 출신의 스포츠 해설가 아오시마 겐타(64), 가수 출신의 나카조 기요시(76), 마라톤 선수 출신인 마쓰노 아케미(54) 등이 출마해 모두 당선됐다.
배우 출신으로 ‘레이와신센구미’ 당대표인 야마모토 다로(47)는 도쿄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고, 유명한 만담 듀오 ‘아사쿠사 키드’의 전 멤버 스이도바시 하카세(59)도 이 정당의 비례대표로 출마해 당선됐다.
연예인은 아니지만 이번 선거에서 개인 이름으로 가장 많은 표를 모은 비례대표 당선자는 만화 '러브 히나' 등의 작가로 유명한 아카마쓰 겐(자민당)이었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선거전을 펼쳐 약 53만표를 획득했다. 조직표를 바탕으로 3년 전 선거까지 3회 연속 자민당 비례대표 최다 표를 획득한 전국우체국장회가 옹립한 후보의 득표수를 약 11만표나 웃돌았다.
전통적으로 일본의 참의원 선거에는 연예인이 다수 출마한다. 비례 선거 투표용지에 정당명뿐 아니라 후보 개인의 이름도 적을 수 있도록 한 독특한 선거 제도 때문이다. 유권자가 후보 개인의 이름을 적으면 이 표는 후보가 소속된 정당에 1표를 추가하고, 후보의 당선 순위도 높인다. 유명인을 비례대표로 내세우고 해당 후보의 표가 몰리면 정당의 비례대표 의석이 늘어나므로 각 정당은 적극적으로 유명인을 영입한다.
여성 당선자 수가 35명으로 3년 전(28명)보다 7명 많은 최대가 된 것도 이번 선거의 특징이다. 당선자 중 여성 비율은 28%로, 그동안 가장 높았던 2016년(23.1%)을 웃돌았다. 이번에 투표 대상이 아니었던 3년 전 당선자와 합친 전체 참의원 중 여성의원의 비율은 과거 최대인 64명, 비율은 25.8%에 달했다.
여성 당선자가 는 것은 후보자 수(181명)와 비율(33%)이 사상 최대에 달했기 때문이다. 특히 입헌민주당과 일본공산당은 과반수를 여성 후보로 세웠다. 자민당과 공명당의 여성후보 비율은 각각 23.2%와 20.8%였다.
지상파TV나 주요 일간지 등에서 전혀 조명되지 않았는데도 비례 1석을 얻은 참정당도 화제가 됐다. 2020년 4월에 생긴 신생정당인 참정당은 유튜브로 젊은 층의 인기를 모았으며, △교육 △식품 건강 △나라 지키기 등 3대 정책을 내세웠다. 그런데 이 중 ‘나라 지키기’는 외국인의 국내 투자를 배제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등 배외적이다.
심지어 마스크 쓰지 않기를 권장하는 등 음모론이나 유사과학적 주장도 있다. 인터넷 매체인 버즈피드는 참정당이 “정부와 매스미디어가 전하지 않는 정보를 전해 세상의 구조나 과제를 깨닫도록 한다”며 기존 정당을 비판해 젊은이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위험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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