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도 대중 무역 적자 우려 커져
올해 누적 무역적자 160억 달러 육박
한국 수출의 버팀목인 대(對)중 무역마저 흔들리고 있다. 28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던 대중 무역이 두 달 연속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중국이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는 만큼 전망은 어둡다. 설상가상 전체 무역적자도 급등했다.
11일 관세청은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무역수지 누적 적자를 158억8,400만 달러(약 20조5967억 원)로 집계했다. 상반기 무역적자가 이미 역대 최대를 찍은 데 이어, 이달 10일까지 무역적자도 같은 기간 기준 사상 최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이달 1~10일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한 157억8,300만 달러를 기록했으나, 같은 기간 수입액(213억1,100만 달러)이 이를 큰 폭으로 웃돌면서 55억2,800만 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 여파 등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입액이 수출액을 압도한 탓이다.
4개월 연속 적자도 눈앞에 뒀다. 1월 47억4,200만 달러 마이너스를 기록한 월별 무역수지는 이후 개선되는 듯하더니 4월부터 6월까지 세 달 연속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무역수지 4개월 연속 적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6~9월)이 가장 최근 기록이다.
특히 국내 수출의 25% 안팎을 차지하는 대중 수출이 9%가량 급감한 게 이달 적자 확대로 이끌었다. 1994년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월별 기준으로 흑자 행진을 이어온 대중 무역수지는 5~6월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달 1~10일에도 수출액(34억6,500만 달러)보다 수입액(43억900만 달러)이 커 세 달 연달아 마이너스를 기록할 공산이 커졌다. 올해 수교 30주년을 맞는 중국과의 무역은 연도별 기준 '28년 흑자'였다.
전문가들은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무역적자가 만성 적자인 대일 무역과 겹쳐 한국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몰고 올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재수 아시아·태평양협력팀장은 “중국의 급속한 기술 발달로 중국으로의 중간재 수출은 줄고, 중국 완제품을 국내로 들여오는 경우가 확대되고 있다”며 “무역 구조가 예전과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에 대중 무역에서 막대한 이익을 남기는 건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대중 수출 대부분은 중간재가 80%를 차지하고, 대중 수출이 10% 줄어들 경우 국내 경제성장률은 0.5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산됐다. 김아린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수출 품목을 다양화하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을 통해 중국 수입시장 접근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동남아시아 등 대체 시장을 개발하는 등 수출시장 다변화에도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