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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이발비용 2만4,000달러

입력
2022.07.15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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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5 브루나이 술탄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술탄. 그의 생일인 7월 15일과 다음 날인 16일은 브루나이 국경일이다. 위키피디아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술탄. 그의 생일인 7월 15일과 다음 날인 16일은 브루나이 국경일이다. 위키피디아


쿠란의 정의로 이슬람 세습 군주인 '술탄'의 의미는 ‘알라에서 유래한 귄위 또는 힘’이다. 술탄국(오만, 브루나이, 말레이시아)에서 술탄의 생일은, 북한처럼 국경일이다. 그중 브루나이 술탄 하사날 볼키아(Hassanal Bolkiah, 1946.7.15~)의 생일 휴일은 15, 16일 이틀이다.

브루나이는 경기도 절반 면적에 인구 40만 명 남짓의 작은 나라지만, 원유와 천연가스 덕에 동남아시아 최부국으로 꼽힌다.

브루나이는 우선 소득세가 없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근로소득세는 물론이고 복권 당첨금 세금도 없다. 대학까지 모든 교육과 의료서비스가 무료다. 그 모든 비용이 원유·천연가스 수입에 기반한 국부펀드(BIA)에서 나온다.

펀드 설립자도 술탄이고, 운영 책임자인 재무부장관도 현 술탄이 1997년 이래 겸직 중이다. 국무총리(1984년부터)와 외무장관(2015년부터). 국방장관 겸 군사령관(1986년부터)도 겸하고 있다. 세습 전제군주인 술탄이 굳이 요직들을 장악하고 있는 까닭은 알려진 바 없다. 당연히 의회도 없고, 법원은 있지만 2014년 이래 샤리아 법이 형법을 대신하고 있으며, 종교 최고지도자 역시 술탄이다.

1967년 즉위한 현 술탄은 영국 여왕에 이은 최장수 군주로, 2008년 기준 220억 달러 자산가로 아랍 여러 산유국 왕족들을 모두 제치고 포브스 선정 전 세계 국왕 중 최고 갑부로도 꼽혔다. 혼자 쓰는 명품 자동차만 4,000여 대에 이르는 등 그의 사치 행각은 한둘이 아니지만, 2009년 영국 더타임스는 볼키아 술탄의 2만4,000달러(약 3,100만 원) 이발비를 화제로 소개했다. 영국 도체스터주 도체스터호텔 이발소의 16년 단골 고객이어서 이발사가 3, 4주마다 한 번씩 브루나이로 출장을 가는데, 그 무렵 유행하던 돼지독감 감염 위험을 줄이려고 이발사에게 1등석을 제공했다는 거였다. 왕복항공권과 체류비, 1,000브루나이달러(약 94만 원) 안팎의 이발비까지 술탄이 들인 돈은 우리 돈으로 약 3,100만 원이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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