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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낭 세포' 소멸 원인 규명…탈모 예방 길 열었다

입력
2022.07.08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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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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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 때에만 가진 모낭 재생 능력을 성인 피부에서도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팀이 모낭 재생 능력이 소실되는 과정과 핵심 인자를 최초로 규명했기 때문이다.

권오상ㆍ조성진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팀(김진용 박사, 박민지 박사과정)이 태아기 모낭 생성을 담당하는 성체 줄기세포인 ‘상부 진피 섬유아(亞)세포’를 대상으로 출생 직후 모낭 재생 능력이 사라지는 메커니즘을 연구한 결과다.

재생된 모낭 확대 사진. 모낭은 성체 줄기세포인 상부 진피 섬유아세포(녹색 영역)에서 생성된다. 서울대병원 제공

재생된 모낭 확대 사진. 모낭은 성체 줄기세포인 상부 진피 섬유아세포(녹색 영역)에서 생성된다. 서울대병원 제공

모낭은 태아기 3~7개월에 완성된 후 더 이상 생성되지 않는다. 모낭 생성을 담당하는 진피 줄기세포가 출생 후 모낭 재생 능력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활하는 동안 모낭이 손상되면 모낭 개수가 줄어 영구적 탈모로 이어진다.

연구팀은 출생 후 진피 줄기세포에서 모낭 재생 능력이 사라지는 메커니즘을 확인하고 그 원인을 찾기 위해 쥐의 진피 줄기세포인 상부 진피 섬유아세포를 분석했다.

그러자 이 섬유아세포의 모낭 재생 능력은 출생 직후 급격히 줄어 생후 4일째 완전히 없어졌다.

생후 0~4일째 섬유아세포 모습 비교. 섬유아세포는 생후 4일 만에 모낭 재생 능력을 완전히 잃고 세포덩어리 형태로 변했다. 서울대병원 제공

생후 0~4일째 섬유아세포 모습 비교. 섬유아세포는 생후 4일 만에 모낭 재생 능력을 완전히 잃고 세포덩어리 형태로 변했다. 서울대병원 제공

이처럼 급격한 변화 원인을 찾기 위해 섬유아세포의 유전자 발현 양상을 날짜별로 확인한 결과, 세포를 성숙시키는 유전자 발현은 급증한 반면, 재생 능력과 관련된 것은 급감했다.

연구팀은 불과 4일 만에 유전자 발현 양상이 급변한 원인을 후생 유전적 조절 메커니즘 일종인 ‘히스톤 단백질 탈아세틸화’에서 찾았다.

후생 유전적 조절 메커니즘은 DNA 염기 서열이 변형되지 않고 스위치처럼 유전자 발현을 열고 닫는 조절을 통해 유전자 발현 패턴이 변하는 것을 말한다.

출생 직후 발생한 히스톤 단백질 탈아세틸화 현상은 섬유아세포 내 염색질 재구조화를 일으켰고, 이로 인해 재생 능력 관련 유전자 발현이 감소하는 방향으로 전반적인 발현 패턴이 변화했다.

반면 의도적으로 탈아세틸화를 억제하면 염색질 재구조화가 발생하지 않아 유전자 발현 패턴에 변화가 없었다. 이에 따라 섬유아세포의 모낭 재생능력도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나아가 이 메커니즘의 핵심 조절 인자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 실험을 진행했으며 ‘Twist2 전사 인자’가 탈아세틸화를 유발하는 효소와 결합해 염색질 재구조화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Twist2 전사 인자가 섬유아세포의 모낭 재생 능력이 소실되는 기전에 있어서 결정적으로 관여하는 ‘마스터 조절자’라고 연구팀은 결론지었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정확히 알려진 바 없었던 진피 줄기세포의 모낭 재생 능력 소실 메커니즘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성과다.

특히 마스터 조절자인 Twist2 전사 인자를 조절해 성인기에도 모낭 재생 능력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여 의미가 크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권오상 교수는 “이번 연구로 밝혀진 메커니즘을 활용하면 성인기에도 모낭을 갖춘 온전한 피부를 재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셀(Cell) 학술지의 오픈 액세스 저널인 ‘셀 리포츠(Cell Reports)’ 온라인에 실렸다.

Twist2 전사 인자가 결핍된 쥐와 일반 쥐의 피부 비교. Twist2 전사 인자가 결핍된 쥐는 일반 쥐보다 다수의 진피 줄기세포가 빽빽하게 밀집되고 지방층을 포함한 피부 두께는 얇았지만 표피와 모낭 조직은 계속 자라고 있었다. 서울대병원 제공

Twist2 전사 인자가 결핍된 쥐와 일반 쥐의 피부 비교. Twist2 전사 인자가 결핍된 쥐는 일반 쥐보다 다수의 진피 줄기세포가 빽빽하게 밀집되고 지방층을 포함한 피부 두께는 얇았지만 표피와 모낭 조직은 계속 자라고 있었다. 서울대병원 제공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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