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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박지원, 국감·특검 귀한 만남… 결국은 악연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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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박지원, 국감·특검 귀한 만남… 결국은 악연 됐다

입력
2022.07.09 04: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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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박지원 '10년 인연'
2010년 씨앤그룹 비자금 사건
검사와 수사대상으로 첫 인연
국감·특검·청문회… 호의적 관계
'제보 사주' 의혹 때 각 세우기도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으로 '악연'

2019년 7월 8일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왼쪽) 당시 검찰총장 후보자가 박지원 당시 민주평화당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2019년 7월 8일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왼쪽) 당시 검찰총장 후보자가 박지원 당시 민주평화당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국가정보원이 지난 6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을 지목해 전직 수장인 박지원·서훈 전 원장을 검찰에 고발하자, 대통령실은 “공무원 피격 사건을 두고 '자진월북' 프레임을 씌우려 했다면, 북한 입장을 먼저 고려해 귀순 어민의 인권이 침해받았다면, 중대한 국가범죄"라고 밝혔다.

여의도와 서초동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박지원 전 원장이 재차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검찰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과 박 전 원장 사이의 '10년 인연'이 회자되고 있다.

첫 인연은 좋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2010년 대검 중수부 과장으로 씨앤(C&)그룹 임병석 회장의 비자금 조성 사건을 수사할 당시, 박 전 원장을 수사 대상으로 삼았다. 박 전 원장은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임병석 회장이 구속돼 조사받을 때 윤 검사가 '박지원을 아느냐'고 불라고 해서 임 회장이 고초를 겪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악연으로 시작했지만 두 사람은 이후 서로에게 '귀인'이 됐다. 2013년 여주지청장이던 윤 대통령이 국정감사에 출석해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초기부터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을 때, 윤 대통령 답변을 유도한 인물이 박 전 원장이었다. 박 전 원장은 그해 국정감사 우수·모범 의원으로 선정됐다.

국정감사 이후에도 박 전 원장은 종종 윤 대통령을 지원 사격했다. 2016년 '국정농단' 수사 특별검사를 추천할 때 박 전 원장이 박영수 변호사를 특검으로 추천하면서, 좌천돼 있던 윤 대통령은 수사팀장으로 지명될 수 있었다. 당시 수사성과를 바탕으로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초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다. 2019년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에도 박 전 원장은 윤 대통령을 적극 옹호하며 '호위무사'를 자처했다.

좋은 인연으로 남을 것 같았던 두 사람 관계는 지난해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박 전 원장은 윤 대통령 측이 '제보 사주' 의혹을 제기하며 자신을 공격하자 발끈했다. 그는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문제를 내가 국회에서 맨 처음 터트렸다. 그 자료를 다 갖고 있다. 내가 입 다물고 있는 게 본인(윤 대통령)한테 유리하다"며 각을 세웠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지난달 박 전 원장을 상대로 '윤우진 발언'을 문제 삼아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해 달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박 전 원장이 지난 5월 국정원장을 그만둔 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간 김건희 여사가 다른 영부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은 꿇리지 않고 좋더라" 등 윤 대통령 부부를 띄워 주며 화해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으로 박 전 원장이 고발되면서 두 사람 관계는 악연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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