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테니스'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온스 자베르(2위·튀니지)와 카자흐스탄 선수 최초로 메이저 대회 결승에 오른 엘레나 리바키나(23위)가 9일(현지시간) 윔블던 테니스 여자 단식 우승 타이틀을 두고 맞붙는다.
자베르는 7일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11일째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두 아이 엄마’ 타티아나 마리아(103위·독일)를 2-1(6-2 3-6 6-1)로 물리쳤다.
자베르의 승리로 테니스 역사 3개가 새롭게 쓰였다. 자베르는 프로 선수의 출전이 허용된 오픈 시대(1968년) 이후 그랜드슬램 결승에 진출한 최초의 튀니지 선수이자, 최초의 아랍 및 아프리카 여성 선수가 됐다. 남녀 통틀어 아랍계 선수가 메이저대회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대회 이전까지 자베르의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은 8강 진출이었다.
튀니지 현지에서도 연일 새 역사를 쓰는 자베르를 ‘행복 수상’(Minister of Happiness)으로 부르며 성원을 보내고 있다. 자베르는 “나의 조국 튀니지와 중동, 아프리카에서 더 많은 테니스 선수를 보고 싶다. 우리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내가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자베르의 결승 상대는 ‘광속 서버’ 리바키나다. 리바키나는 이날 시모나 할레프(18위·루마니아)를 2-0(6-3 6-3)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리바키나 역시 카자흐스탄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카자흐스탄 선수가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에 오른 것 역시 리바키나가 최초다. 리바키나가 자베르를 제압하면 사상 첫 카자흐스탄 출신의 메이저 대회 단식 챔피언이 탄생한다.
자베르와 리바키나의 통산 상대 전적에서는 자베르가 2승 1패로 앞선다. 가장 최근 대결인 지난해 10월 시카고 대회에서는 자베르가 1세트를 따내고 2세트에 들어간 상태에서 리바키나가 기권했다.
리바키나는 그러나 준결승에서 '윔블던 우승자' 출신의 할레프를 꺾으며 기세가 만만치 않다. 리바키나는 올 시즌 다소 부진해 랭킹이 후퇴했을 뿐 2020년부터 연말 랭킹 20위권을 꾸준히 유지해온 선수다. 특히 시속 190㎞대 강서브가 이번 대회 들어 유독 더 매섭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베르의 서브는 시속 170㎞ 후반이다.
한편, 라파엘 나달(4위·스페인)은 복부 부상의 악재를 이겨내지 못하고 3년 만에 오른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기권했다. 나달의 23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 도전도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나달의 기권으로 남자 단식 경쟁 구도는 노박 조코비치(3위·세르비아)와 캐머런 노리(12위·영국), 닉 키리오스(40위·호주)의 3파전으로 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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