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현대제철 새로 진입" 온라인서 떠들썩한 '횡령대회' 순위표의 정체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현대제철 새로 진입" 온라인서 떠들썩한 '횡령대회' 순위표의 정체는

입력
2022.07.09 13:00
13면
0 0

전문가들 '빚투', '한탕주의' 등 배경 지적
"제조업 짬짬이 계약 관행부터 손봐야"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등에서 확산되고 있는 '횡령대회 순위표'. 온라인커뮤니티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등에서 확산되고 있는 '횡령대회 순위표'. 온라인커뮤니티


최근 현대제철 직원들의 거액 횡령 의혹(본보 7월 7일 단독보도)에 대해 회사 측이 감사를 진행 중이란 사실이 전해지는 등 올해 들어 거액의 사내 횡령 스캔들이 줄을 이으면서, 재계 전반에 비슷한 사건이 추가로 생김에 따라 회사 신뢰도 추락은 물론 주주 이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직장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업데이트 된 '횡령대회 순위표'가 떠도는 등의 씁쓸한 세태를 두고 전문가들은 갈수록 횡령 유혹이 커지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회사는 물론 직원들도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등에선 '현대제철 100억 원 추산, 신규 진입'이란 내용이 포함된 순위표가 공개되는 등 연이은 횡령 스캔들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 2,215억 원, 우리은행 664억 원, 계양전기 245억 원 등 지금까지 벌어진 사내 횡령 사건이 줄줄이 나열된 가운데 최근 직원들이 유령회사를 차려 단가 부풀리기 등을 통해 100억 원가량을 빼돌린 의혹을 받는 현대제철 또한 상위권에 새로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다.

논란 당사자인 현대제철이 여전히 "감사 중인 사안인 데다 부풀려진 부분도 있다"며 사건 경위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해당 내용을 적극 반박하지 못한 배경엔 어느 정도 실체가 분명하거나 이번 사건이 불러올 파장이 크기 때문일 거란 관측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특히 수개월 전 감사 돌입했던 사건이 최근에서야 익명 게시판을 통해 언론에 알려지면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채 회사 내부적으로 조용히 덮고 간 사건도 비일비재할 거란 목소리도 높다.현대제철 관할 수사기관도 이번 사건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이유다.



"빚투 실패 등으로 횡령 유혹 점점 커져"

충남 당진에 위치한 현대제철의 당진제철소 전경. 현대제철 제공

충남 당진에 위치한 현대제철의 당진제철소 전경. 현대제철 제공


전문가들은 이처럼 세간에 드러난 횡령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상대적으로 하도급이나 협력 관계가 많은 제조업 분야의 경우 과거나 지금이나 고위직을 지낸 퇴직자 등이 차린 회사에 공공연하게 손해 보는 장사를 해 왔던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계약 절차상 허점이나 짬짬이 관행을 활용한 횡령이 수없이 있을 거란 얘기다. 그러면서 "공정경쟁을 한 협력사들은 불이익을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계약에 대한 관리감독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①임금 인상분이 상승한 물가를 따라잡지 못하고 ②'한탕'을 노리며 비트코인과 주식 등에 큰 빚을 내 투자한 후 손해를 보거나 ③부동산 '영끌' 투자 이후 이자 부담이 늘어난 청년층이 증가하는 등 불안한 경제 상황이 직원들의 대담한 횡령 유혹을 더 부추길 수밖에 없단 분석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식 가격이 급등하고 시장이 활황이던 버블 시대에는 잘 보이지 않던 기업의 취약점과 기업 내부 관계자의 자금 유용 문제가 버블 붕괴와 함께 나타난 것"이라고 짚었다. 성 교수는 "회삿돈을 유용해 투자했다가 감사 이전에만 돌려놓으면 문제가 없었지만, 이젠 자산 가격이 떨어지고 자금 회수가 불가능해지자 발각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업계 전반에서 기업 내부 통제 및 지배 구조가 튼튼한지 다시 한번 따져볼 때"라고 조언했다.

김형준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