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미술관 프로젝트 착수...10월 공개
축소·변형 양쪽 날개와 한산도 하단 복원
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초대형 대표작 '프랙탈 거북선'이 21년 만에 원형으로 복원된다.
대전시립미술관은 총 300대가 넘는 모니터가 동원된 백남준의 작품 ‘프랙탈 거북선’ 원형 복원 프로젝트에 착수한다고 7일 밝혔다.
'프랙탈 거북선'은 1993년 대전엑스포를 기념해 재생조형관에 제작·설치한 작품이다. 309대의 모니터와 엔틱오브제가 조화롭게 구성됐다. 미래 과학기술에 대한 백 남준의 선구안과 지구환경에 대한 철학 등이 망라된 '백남준 비디오 아트'의 세계적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백남준은 생전 이 작품과 관련해 "거북은 이순신의 하이테크 무기, 세계 최초의 장갑선, 생태학적인 특수표본, 동양 특히 은(殷), 동이(東夷)적인 신탁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2001년 대전시립미술관으로 관리전환돼 미술관 2층 로비공간이 이전설치됐다. 하지만 당시 설치 공간의 한계로 인해 양쪽 날개와 한산도의 하단 일부가 축소·변형돼 전시돼 왔다.
프로젝트는 열린 수장고 건립과 수장고 내부의 '프랙탈 거북선' 전시실 조성계획이 수립되면서 구체화됐다.
열린 수장고는 단순히 미술품 보관의 기능을 넘어 수장형 전시, 체험 등 다양한 기능을 아우르는 개방형 공간으로 조성된다. 대전시립미술관 본관 지하에 건축 연면적 2,654㎡(지상2층·지하1층) 규모로 신축된다.
프로젝트는 작품 이전·재설치와 원형 복원을 비롯해 작품을 구성하는 영상·전기설비 이전, CRT 모니터 보존 처리 등 5개 세부 과제로 나뉘어 3개월 간 진행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다년간의 면밀한 조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기획됐다. 대전시립미술관은 2018년 작품 상태를 정밀진단한데 이어 2019년 종합보존처리를 통해 안정적으로 재가동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었다. 이듬해에는 영상회로 및 오브제 도면화 작업을 하고, 연구논문집을 발간하는 등 프로젝트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작품 전시실 관람동선과 보존조건 개선작업을 하는 한편, 백남준 작품 보존·복원 사례를 조사했다. 올해에는 백남준 테크니션 이정성 대표를 비롯한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어 안전하고 전문적인 복원 프로젝트 방안을 모색했다.
복원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김환주 학예연구사는 "작품 보존·복원 작업의 과정과 결과가 모두 성공적인 선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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