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위기의 시간, 그리고 어려운 주변 환경을 다시 한 번 타파했다. 새로운 인수예정자, ‘KG 그룹’이 확정됐을 뿐 아니라 뒤숭숭한 브랜드의 분위기를 다시 잡을 수 있는 새로운 차량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과거의 영광과 같은 ‘무쏘’와 ‘코란도’에 대한 적극적인 언급을 통해 시장의 기대를 모았고, 컨셉 디자인과 티저 등을 거치면서도 ‘실망감’이 커지지 않았다. 그리고 토레스(Torres)는 그렇게 뜨거운 여름 햇살을 받으며 등장했다.
과연 토레스는 브랜드의 위기를 극복하고 그리고 ‘반등’을 이끌 수 있을까?
시승을 위해 준비된 토레스는 ‘T7에 4WD를 더하고, 각종 요소들을 더한 ‘풀 옵션’에 가까운 사양으로 꽤나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덧붙여 브랜드에서 밝힌 제원에 따르면 전장은 4,700mm이며 전폭과 전고는 각각 1,890mm 1,720mm로 ‘우함한 체격’은 아니지만 충분히 시선을 끌기 충분한 모습이며 중형 SUV의 경계에 발 한쪽을 걸쳐 둔 것 같았다. 참고로 휠베이스는 2,680mm이며, 공차중량은 1,935kg이다.
완전히 다른 쌍용차 디자인의 시작
토레스 외형의 핵심은 바로 ‘새로운 쌍용 디자인’의 시작이다. 최근 쌍용차의 디자인은 체급에 따라 상이한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비슷한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소비해온 모습이다. 그렇기에 시장에서는 지루함을 느끼기에 충분한 모습이었다.
그래서 그럴까? ‘파워드 바이 터프니스(Powered by Toughness)’라는 새로운 디자인 기조를 앞세운 토레스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브랜드 엠블럼을 지우고, 토레스의 레터링을 새긴 프론트 엔드는 말 그대로 이채로운 모습이다.
독특한 형태의 프론트 그릴, 확실한 볼륨을 강조한 보닛과 펜더 라인, 그리고 SUV의 본질을 강조하는 두터운 클래딩 가드 등이 이목을 집중시킨다. 여기에 측면 역시 다부진 감성으로 만족감을 높이며, C 필러의 디테일을 통해 즐거움을 더한다.
이와 함께 차체 곳곳에 자리한 여러 아이디어들이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독특하게 다듬어진 휠 디자인은 물론이고 건곤감리의 ‘리’를 담은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그리고 스페어 휠, 타이어 패키지를 오마주한 디테일 등이 재미를 더한다.
개인적으로는 브랜드가 제시한 수치에 비해 조금 낮게 그려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더불어 워낙 선명한 이미지를 제시하는 덕분에 대중들에게 ‘각인’되기 좋은 모습이라 생각되었다.
한 단계 발전한 쌍용차의 공간
지금까지의 쌍용차는 다부지고 견고한 외형, 그리고 든든한 기반의 주행을 매력으로 제시했고 실내 공간의 구성이나 연출, 그리고 기능 등의 부분에서는 내심 아쉬움을 남겼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토레스는 완전히 ‘판’을 흔들었다. 새롭게 다듬어진 가로로 긴 디지털 클러스터와 개방감을 더한 대시보드 구성은 실제 차량의 공간을 더욱 넓게 제시했다. 여기에 소재와 각 부분의 연출 등에 있어서도 한층 발전한 모습이다.
실제 토레스 실내 공간에 적용된 각종 디테일을 살펴보고, 확인하는 것으로도 꽤나 오랜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다만 ‘너무 많은 것’을 한 번에 담으려는 건 욕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센터페시아에는 두 개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통해 차량의 다양한 기능을 연출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자리한다. 기본적인 기능의 매력은 물론이고 조작성, 그리고 시인성이 우수해 만족감을 높였다.
다만 물리 버튼을 최소로 줄이고, 대부분의 기능을 디스플레이 패널의 ‘터치 조작’을 통해 사용하며 ‘원하는 기능’을 찾고, 사용하는 데에는 제법 시간을 허비하게 되었다.
제원에서 알 수 있듯, 토레스의 체급은 그리 넉넉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토레스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가 바로 넓은 공간 활용에 있다. 실제 토레스의 1열 공간은 레그룸은 물론이고 헤드룸이 넉넉해 체격이 큰 탑승자를 수용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게다가 2열 공간에서도 동급 최고 수준의 여유를 제시한다. 시트의 크기나 질감은 물론, 리클라이닝 기능이 더해진 점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세그먼트 사이의 존재’가 줄 수 있는 ‘강점’을 확실히 챙긴 모습이었다.
한편 적재 공간도 충분하다. 실제 테일게이트를 들어 올리면 깔끔하게 다듬어진 공간을 확인할 수 있다. 기본적인 적재 공간도 여유로운 편이며, 공간 마감도 준수하다. 게다가 플로어 패널 하분의 공간 및 2열 시트 폴딩 기능을 통해 더욱 넓은 공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긍정적이었다.
1.5 터보 엔진으로 달리다
토레스는 외형만 본다면 대배기량 엔진을 품고 거침 없는 주행을 할 것 같다. 하지만 보닛 아래에는 시대의 흐름에 발 맞춘 컴팩트한 터보 엔진이 자리한다.
실제 보닛 아래에 자리한 1.5L 크기의 ‘e-XGDi 150T’ 가솔린 터보 엔진은 170마력과 28.6kg.m의 토크를 제시한다. 여기에 아이신의 6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하고 전륜 혹은 4WD 시스템을 통해 견실한 주행을 구성한다.
다만 상대적인 효율성은 내심 아쉬운 모습이다. 실제 시승 차량의 경우 복합 기준 10.2km/L의 공인 연비(도심 9.3km/L 고속 11.4km/L)를 제시했다.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는 존재
토레스의 독특한 외형, 그리고 넓게 다듬어진 실내 공간을 충분히 둘러본 후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시트에 몸을 맡겼다. 시트에 앉고 앞을 보니 다시 한 번 넓은 시야와 공간의 여유가 ‘개방감’을 자아낸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체급에 비해, 그리고 차량의 전고에 비해 시트 포지션을 비교적 낮게 구현하며 얻은 이점이라 생각됐다. 더불어 가솔린 차량 특유의 정숙함이 더해져 차량에 대한 만족감을 높인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토레스의 보닛 아래에는 1.5L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자리한다. 게다가 성능 자체가 특출난 수준은 아니다. 그렇기에 분명 한계는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말 그대로 일상 속에서의 주행을 이어가기엔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실제 발진 가속 성능이나 추월 가속 등은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며, 고속 주행도 능숙한 모습이다. 다만 순간적으로 출력을 끌어 낼 때에는 작은 배기량의 터보 엔진이 내는 ‘엔진음’은 감안해야 할 것 같았다.
주행 부분에서는 큰 아쉬움은 없지만 ‘6단’에 머물러 있는 변속기는 아쉬움의 대상이다. 실제 다단화 변속기의 요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현재, 6단 자동 변속기는 분명 ‘기술적 효율’의 한계를 자아낸다.
대신 아이신 변속기 특유의 부드러운 변속 반응이나 속도, 질감 그리고 수동 변속 기능 및 패들 시프트 적용 등 긍정적인 부분도 분명 존재했다.
토레스의 외형을 본다면 강력한 오프로더처럼 험준한 지형을 극복하고, 포효할 것 같다. 그러나 토레스의 실제 주행 질감은 되려 일상에 적합한 모습이다.
실제 토레스는 오프로드 주행을 감안한 일부 셋업을 갖추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쾌적하고 가벼운 주행 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조향 반응은 물론이고 차량의 움직임 모두를 가볍게 연출해 ‘다루기 쉬운 차량’ 임을 드러낸다.
덕분에 일상 속에서의 주행은 물론이고 좁은 골목을 다니거나, 주차 등을 할 때에도 ‘다루기 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부분은 차량의 특별함을 강조하기엔 아쉬운 부분이지만, 반대로 ‘토레스의 수비 범위’ 넓히기엔 좋은 것 같았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실제 노면에 대한 반응에 있어 다소 뻣뻣하게 반응하는 부분이 있고, 자잘한 진동이 완전히 걸러지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실제 주행을 하며 거슬린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셋업은 차량의 문제라기 보다는 ‘특성’에 가깝다.
실제 깔끔히 포장된 도로가 아닌 비포장 도로를 조금 달려 보더라도 ‘셋업의 이유’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토레스는 ‘하나의 차량’으로 되도록 넓은 수비 범위를 확보하는데 집중했다.
더불어 이외에도 다양한 안전 사양의 탑재를 통해 주행 중에 운전자 및 탑승자의 안전을 보다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기술적인 부분에서 시대의 트렌드와 함께 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는 점 역시 토레스의 매력 중 하나일 것이다.
좋은점: 매력적인 디자인, 넓은 공간의 매력
아쉬운점: 차량 셋업으로 인한 약간의 주행 스트레스
대중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쌍용 토레스’
토레스는 분명 아쉬움이 있고, 일부 부분은 취향에 맞지 않은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사람들, 또한 다채로운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좋은 ‘베이스 캠프’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조금은 심심하게 느껴지는 토레스에 그치지 않고, 이후에는 더욱 마니악한 스타일과 조금 더 고집스러운 KR10를 선보일 것을 감안한다면 ‘균형감 있는 포트폴리오 전략’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토레스는 ‘새로운 시간’을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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