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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 더 달라 하기 미안해지네"...한달 만에 가격 2배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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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 더 달라 하기 미안해지네"...한달 만에 가격 2배 상승

입력
2022.07.06 17: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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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호박 55%, 시금치 40%, 양파 30% 급등
폭염에 가격 급등한 농산물, 물가 상승 부채질
"물가불안 심리 자극, 급격한 소비위축도 우려"

지난 5일 서울 마포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상추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5일 서울 마포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상추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자고 일어나면 치솟아 있는 채소 가격 때문에 한숨만 터져 나옵니다.”

충북 청주에서 고깃집을 하는 박모(43)씨는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채소류 가격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채소를 덜어가는 ‘셀프바’에서 상추를 빼자니 손님들의 불만이 커질 것 같고, 상추를 계속 두자니 부담해야 할 식재료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다. 박씨는 “상추 값으로 이번 달에만 100만 원이 추가로 들어갈 것 같다”며 “상차림 비용을 소폭이라도 올려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때 이른 폭염과 장마로 채소 가격이 크게 뛰면서 이미 고공행진 중인 물가에 경고음이 더 커지고 있다. 물가 급등의 주요 원인인 국제 원자재 가격 등 대외변수가 여전한 상황에서 무더위로 들썩인 농산물 가격이 물가를 추가로 밀어 올릴 수 있어서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적상추 100g 소매가격(5일 기준)은 1,614원으로 한 달 전(850원)보다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다른 채소류도 비슷해 시금치 1㎏ 가격은 같은 기간 8,416원에서 1만3,065원으로 약 40% 뛰었다. 오이의 품종 중 하나인 가시오이 값도 10개당 7,948원에서 1만2,215원으로 급등했다. 애호박(54.5%)과 얼갈이배추(30.7%), 양파(29.3%) 가격 역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는 “일찍 찾아온 폭염과 장마로 상품성이 떨어지고 그에 따라 출하량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앞으로도 더욱 암담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올여름철 폭염일수가 20~25일로 평년(9.8일)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보됐기 때문이다. 실제 역대 가장 더웠던 2018년(폭염일수 31.4일)의 농축수산물 물가상승률은 7월 1.2%→8월 4.6%→9월 8.6%로 매우 가팔랐다. 폭염은 작황을 나쁘게 해 농산물 가격 상승을 불러오고, 오른 농산물 가격은 외식물가에 악영향을 미치며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 이미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률(8.0%)은 1992년 10월(8.8%) 이후 약 30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는데, 이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폭염으로 농산물 가격이 올라 당분간 고물가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며 “식재료 가격 급등은 체감도가 크기 때문에 물가불안 심리를 더욱 자극하고, 이는 소비 위축으로 곧장 이어져 예상치 못한 경기 둔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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