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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가 사장을 공격한다

입력
2022.07.06 22:0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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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배달음식에는 리뷰가 달린다. 주인들은 리뷰에 거의 목숨을 건다. 리뷰는 본질적으로 계량화가 안 된다. 손님 마음이다. 별이 5개로 나눠져 있어서 공정하게 보이지만 착각이다. 5개가 완벽한 것도 아니고, 1개를 받았다고 해서 못 먹을 음식도 아니다. 그래서 손님들은 리뷰의 축적을 본다. 모집단의 숫자로 공정성을 가늠하는 것이다. 현명하다. 그러나 리뷰는 수학점수 매기는 것과는 다르다. 자의적이다. 특히 리뷰 총량이 적어서 몇 개의 낮은 점수로 평균점이 낮아지거나 최근에 달린 리뷰가 낮을 때 주인의 고민이 커진다. 제일 황당한 건 이런 경우다.

"맛있어요." 별 두 개.

농담인지 진심인지 가늠이 안 된다. 오해도 잦다. 배달업체 실수를 개별 가게의 리뷰로 공격하기도 한다. 억울한 건 주인이다. 배달점주들이 많이 들어오는 인터넷 카페에는 심야가 되면 격한 토로가 쏟아진다. 억울한 호소가 제일 많다. 해결책이라고는 별 게 없다. 수정 요청해보거나, 아니면 "잊어버리고 한잔하시고 푹 주무세요. ㅠㅠ". 이게 고작이다. 신문고라도 울려야 하는데, 자영업자는 쉽게 호소도 못한다.

사람은 억울한 일을 당하면 잠을 못 잔다. 술이 위로다. 데미지가 오래간다. 손님은 무심히 그냥 던진 리뷰에 머리가 터지는 건 영세한 사장이다. 악성 리뷰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 없는지 변호사에게 문의하는 사장도 있다.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지속적, 악의성을 입증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 맛없는 음식을 맛없다고 한다는데 법이 개입하기란 어렵다. 리뷰라는 정책을 만든 플랫폼을 대상으로 싸우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초약자가 슈퍼갑을 상대로 소송을 걸 수 있나. 리뷰로 피해를 본 사람들 다수가 뭉쳐서 집단소송을 고려해볼 수도 있겠지만, 이는 또 리뷰가 갖는 소비자 보호 의도와 부딪친다.

습관성 악성 리뷰어나 무리한 요구를 하고, 받아주지 않으면 나쁜 리뷰를 다는 손님을 차단하기도 쉽지 않다. 주문 시 플랫폼에서 정보제공을 안하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있다. 가게에서 주문거절을 못하도록 하는 예방책이다.

배달 라이더의 감정 소모도 보통을 넘는다. 아파트 진입을 해야 하는데 주문자가 전화를 안 받는다. 경비실도 먹통이다. 그렇게 아파트 밖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배달포기를 한다. 기다린 시간은 보상받기 어렵다. 분초를 다투는 배달 라이더의 손해와 화병이 기다린다.

어떤 업종이나 이른바 블랙컨슈머가 있다. 고의적으로 사업장을 방해하거나 손해를 끼치는 경우다. 뷔페장에 와서 먹지도 않을 음식을 잔뜩 받아다가 남기고 가거나, 배탈이 났다고 거짓 주장을 하며 배상을 요구하는(진료기록서를 절대 제시하지 않는 사람) 이가 의외로 많다. 전화를 걸어 당신네 음식 먹다가 치아가 부러졌으니 입금하라는 선수(?)가 한때 수도권에서 대활약했다. 순진한 식당 주인들이 많이 당했다. 인터넷에 리뷰 올린다는데 앞뒤 가릴 주인이 어디 있겠나. 그러나 이런 건 개별적이고 확산되지는 않는다. 리뷰는 다르다. 만인이 본다. 사실과 다른 면이 있는데 해명은 충분히 하기 힘들다. 해명조차 변명으로 보인다. 다른 손님에게 불리한 선입견을 주곤 한다. 오래간다. 그래서 주인들은 해당 리뷰가 안 보이게 위로 새로운 리뷰를 잔뜩 깔고, 높은 점수를 풀어서 물타기를 한다. 물론 돈 주고 업체 사서 하는 불공정 행위다. 대면과 1대 1이었던 주인과 손님 사이에, 편의를 제공한다며 등장한 플랫폼 시대의 그늘이다. 늘 법은 시대를 못 쫓아간다. 플랫폼 업체에서 먼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법도 물론 촘촘하게 만들어야 한다.


박찬일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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