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중소기업 불연·재활용 친환경 세라믹 데크 양산 부식·뒤틀림 차단. 친환경·안정·효율성 ‘1석 3조’
자투리, 폐자재 도로 포장용 골재로 재활용 가능
중소벤처기업부 성능인증 획득
바닷가, 휴양림, 수변공원, 산책로, 둘레길 등 전국 주요 관광지의 운치를 살려주던 나무데크가 애물단지로 전락한지 오래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무가 삭아 부서지거나 볼트가 빠져 안전 사고나 화재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나무데크는 부식을 막기 위해 표면에 주기적으로 오일스테인을 바른다. 이 물질을 소각할 때 다이옥신 등 발암물질이 나온다. 때문에 나무데크를 철거할 때는 반드시 땅에 매립해야 한다. 정부가 2007년부터 오일스테인 사용을 금지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용과 환경문제로 합성목재가 대안으로 나왔지만, 플라스틱이 함유돼 재활용은 불가능하다. 나무가루와 합성수지를 결합해 부식이 적고 내구성은 강한 편이지만 수축과 팽창으로 변형되기 쉽다. 이것도 소각 시 유해 물질이 나오는 문제가 있다.
최근 울산에서 발생한 주상복합아파트 화재의 최초 발화점이 나무데크로 조사되면서 불연자재를 활용한 데크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다.
기존 제품의 단점을 개선한 불연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세라믹 데크가 충남 천안의 중소기업에 의해 개발됐다. 건축자재 제조기업인 휴먼이엔티(대표 정창영·52)가 주인공이다.
이 제품은 국내 처음으로 불연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세라믹 데크로 시멘트와 규사가 주성분으로 불이 붙지 않는다. 시멘트·규사·펄프·섬유 등 여러 원료를 적정한 비율로 배합해 압출 성형한다.
특수진공 압출 방식으로 혼합물 속 공기를 빼내 압축 강도를 높이는 기술이 핵심이다. 이 회사 제품의 강도는 콘크리트의 2배 가까운 50~60Mpa(메가파스칼)에 이른다. 수분을 흡수하지 않아 나무데크의 단점인 부식과 뒤틀림 현상이 없다.
또한 이 세라믹 데크는 하부를 지지하는 사각 파이프에 자재를 서로 꿰 맞추는 방식으로 시공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다. 나무데크 크기로 생산할 수 있어 교체도 편리하다.
각목에 나사못으로 고정하는 나무데크는 시간이 지나면 결합력이 떨어지고, 나사와 못이 튀어나와 보행자 사고로 이어지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친환경 세라믹 데크는 시멘트와 규사가 원료여서 수명이 다하면 도로 및 건축용 골재로 재사용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제품을 만들고 남은 자투리를 도로 포장용 골재로 납품한다.
색상도 다양하고 주문자가 원하는 심볼, 로고 등 디자인을 넣을 수 있어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기도 쉽다.
정창영 대표는 “철재 구조물 위에 데크를 설치하는 기존 데크는 바닷가나 호수 등 습기가 많은 지역에서는 쉽게 부식이 일어나고 구조물과의 결합력이 떨어져 사고위험이 높다”며 “친환경 세라믹 데크는 부식이나 화재 걱정 없이 30년 이상 거뜬히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 초 기존 세라믹 데크보다 두께는 두 배, 강도는 4배 이상 높은 와이드형 데크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안전상 높은 강도를 요구하는 경비행기 이착륙장이나 축제 인파가 몰리는 강과 저수지, 박람회장 등에 적용이 가능하다. 굴곡강도의 경우, 기존 제품은 최대 420㎏을 견디지만, 와이드형 데크는 최대 1,800㎏ 이상 버틸 수 있다. 오토바이나 경차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초고강도다.
이 업체는 지난달 한국도로공사 구매 조건부 개발지원 사업에 선정돼 2024년까지 6억원을 투입해 폐섬유를 활용한 차음용 방음벽 개발도 추진한다. 폴리프로필렌(PP)과 고가의 인조 및 천연 펄프 섬유를 사용하지 않고, 폐섬유를 사용해 도로 방음벽을 개발할 예정이다. 성공하면 기존 방음벽 설치 금액을 25%까지 낮출 수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성능인증을 받아 제품의 우수성을 확인했다. 성능인증을 받으면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의계약이 가능해진다.
정 대표는 “수명이 길고 관리가 용이한데다 화재 위험이 없어 데크 시장에서 수요가 꾸준히 증가 중”이라며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데크 소재에 대해 환경단체들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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