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익명 게시판 통해 의혹 제기
금융권에 이어 철강업계에도 사내 횡령 의혹이 불거졌다. 직원들이 직접 차린 유령회사에 특수강을 활용한 제품을 납품, 단가 부풀리기 등을 통해 약 100억 원가량을 빼돌렸단 의혹이 사내 익명 게시판에 오르면서다.
현대제철이 사내 횡령 사건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고 6일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직원들이 가입된 익명 게시판은 거액의 사내 횡령 의혹으로 시끄럽다. 게시 글엔 일반직과 기능직이 조직적으로 유령회사를 설립, 와류방지기 등 조업용 부품의 단가를 부풀리거나 허위 발주로 대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부당이익을 취득했단 내용이 담겼다. 와류방지기는 보일러 드럼의 내부에 있는 강수관 입구에 설치하는 장치로, 와류 때문에 강수관 내에 기포가 흡입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작은 구멍을 뚫은 판 또는 관을 의미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에도 사내 횡령 사태로 홍역을 치렀다. 당진제철소 내 특수강부서 직원이 철강 제품 공정에 쓰이는 부원료인 니켈을 100여 차례에 걸쳐 총 75톤가량을 빼돌려 고물상에 판매, 10억 원이 넘는 이득을 챙긴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당시 피의자는 이 돈으로 경기 성남시 아파트를 비롯해 외제차와 명품 등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까지 우리은행에서 600억 원대 횡령이 발생한 데 이어 저축은행과 지역농협,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으로 확산되는 등 내부통제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앞서 올해 초엔 국내 임플란트 1위 업체인 코스닥 상장사 오스템임플란트에서 회삿돈 2,200억 원을 빼돌린 사태도 벌어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감사에 착수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내용이라 허위 또는 과장된 내용이 있을 수 있어 사실 관계를 더 따져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감사 결과 직원들의 비위가 확인되면 경찰에 정식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란 게 회사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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