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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희 낙마에 송옥렬 '성희롱 의혹'…도마에 오른 尹 인사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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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희 낙마에 송옥렬 '성희롱 의혹'…도마에 오른 尹 인사검증

입력
2022.07.05 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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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정부의 부실한 인사 검증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4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 의뢰된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장관급 인사 중 세 번째 낙마자가 생기면서다. 윤 대통령은 김 후보자의 '자진 사퇴' 카드로 인사 논란 정국을 넘어서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연이은 인사 실패로 악화한 여론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이날 새로 지명된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도 교수 시절 여학생 성희롱 의혹이 터져나오면서 대통령실의 부실한 인사 검증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을 임명했다.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 기간이 지난 3명의 후보자 가운데 김 후보자를 제외한 2명만 임명한 것이다.

임명 발표 직전 김 후보자는 스스로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김인철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윤석열 정부 세 번째 낙마 인사가 됐다. 또 보건복지부는 연달아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그동안 각종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해온 김 후보자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스스로 본인의 거취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압박하자 자진 사퇴로 입장을 정리했다.

여당이 직접 나서 부적격 후보자의 퇴로를 마련한 것은 그만큼 부실 인사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하락하고 있는데 ‘인사 실패’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이날 김 후보자의 자진 사퇴는 여권이 인사 실패를 어느 정도 자인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하지만 부실 인사 논란 정국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을 강행한 박 부총리 역시 만취 음주운전 전력과 각종 연구윤리 관련 의혹, 조교 갑질 논란을 말끔히 씻지 못해 임명 직후에도 비판 여론이 계속되고 있다. 김승희·박순애 후보자의 경우 남성 편중 인사 비판을 의식하느라 충분한 검토 없이 여성 인사 발탁을 서두른 것이 화근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벌써부터 도덕성 흠결 논란에 휘말릴 조짐이다. 이날 임명 직후 송 후보자가 2014년 학생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전력이 공개되면서다. 송 후보자는 곧바로 "과오를 인정한다"며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당시 성희롱 논란을 보도한 언론 기사도 있는데 검증 과정에서 걸러지지 못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야당은 인사 부실이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근본 원인으로 보고 공세의 표적으로 정조준하는 모습이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 의뢰된 김 후보자 자진 사퇴는 당연하다”며 “0.251%의 만취운전을 한 박 부총리 역시 자진 사퇴가 정답”이라고 비판했다. 이동영 정의당 대변인도 “박 부총리도 만취운전에 이어 교수 시절 갑질 의혹 등이 추가로 연일 드러나고 있는 만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충분한 소명 없이 무리한 임명 강행은 윤석열 정부의 또 다른 인사참사를 예고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부실 인사 논란이 잇따르자 대통령의 인사철학과 스타일은 물론이고 대통령실이 검증 시스템을 철저히 되짚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자녀 특혜 논란(정호영 전 후보자), 방석집 논문 심사 논란(김인철 전 후보자)으로 중도 낙마 사태를 겪고도 또다시 부실 인사 논란을 초래한 것은 인사 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징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근본적으로는 윤석열 정부가 ‘능력주의 인사’ 프레임에 갇혀 도덕성 검증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김 후보자 논란에 대해 “공무원은 자기가 맡은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평소 인사철학을 거듭 확인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부적격 후보자들이 잇따라 낙마하면서 윤 대통령의 인사 기준이 국민의 눈높이에 못 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와 함께 “우리 정부에서는 빈틈없이 사람을 발탁했다고 자부한다. 전 정부와 비교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이날 윤 대통령 발언도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인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곧바로 지지율로 반영되는데도 대통령실 참모들 모두 '뭘 해도 전 정부보다 낫겠지'라는 안이한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현빈 기자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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