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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극장가 ‘1000억 쩐의 전쟁’…코로나 이전 돌아간 물량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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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극장가 ‘1000억 쩐의 전쟁’…코로나 이전 돌아간 물량 대전

입력
2022.07.04 17:4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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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한산: 용의 출현' '비상선언' '헌트'
한국 영화 빅4 여름시장 혈투 예고

'외계+인' 1부는 제작비 330억 원을 들여 고려 말 도사와 외계인 이야기를 그렸다. CJ ENM 제공

'외계+인' 1부는 제작비 330억 원을 들여 고려 말 도사와 외계인 이야기를 그렸다. CJ ENM 제공

205억 원. 다음 달 10일 개봉하는 영화 ‘헌트’의 제작비다. 저예산 영화 20편은 너끈히 만들 돈이나 올여름 국내 텐트폴 영화 중 최소 제작비다. 20일 선보일 ‘외계+인’ 1부는 330억 원을 들였다. ‘한산: 용의 출현’(27일 개봉)은 270억 원으로 만들었다. 다음 달 3일 공개될 ‘비상선언’은 제작비가 260억 원이다. 올여름 극장가 ‘빅4’의 제작비 총합은 1,065억 원가량. 여기에 마케팅 비용 150억 원 정도가 더해질 전망이다. ‘쩐의 전쟁’이라는 수식이 과하지 않다. 외양만 보면 올여름 흥행대전은 코로나19 이전 못지않게 치열하다.


여름 대작 최소 제작비 205억 원

'한산: 용의 출현'은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2번째 영화로 박해일이 이순신 장군을 연기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한산: 용의 출현'은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2번째 영화로 박해일이 이순신 장군을 연기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덩치뿐만 아니다. 출연배우와 감독의 면면이 화려하다. ‘외계+인’ 1부는 ‘도둑들’(2012)과 ‘암살’(2015)로 1,000만 관객을 연달아 동원한 최동훈 감독 신작이다.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등이 출연한다. 서울 상공에 우주선이 나타난 2022년과 고려 말 사이 시간의 문이 열리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외계인과 도사가 등장하는 이색 소재가 눈길을 끈다. 1, 2부가 동시에 만들어졌고, 330억 원은 1부 제작에만 들어간 돈이다. 2부 개봉 시기는 조율 중이다.

‘한산’은 국내 극장 최고 흥행작(1,761만 명)인 ‘명량’(2014)의 뒤를 잇는 영화다.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을 스크린에 펼친다. ‘명량’에 이어 김한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박해일 변요한 안성기 손현주 김성균 등이 배역을 맡았다.

'비상선언'은 항공 재난을 소재로 삼은 대작으로 지난해 7월 칸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였다. 쇼박스 제공

'비상선언'은 항공 재난을 소재로 삼은 대작으로 지난해 7월 칸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였다. 쇼박스 제공

‘비상선언’은 항공 재난을 소재로 삼았다.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 등이 출연한다. ‘관상’(2013)과 ‘더 킹’ 등의 한재림 감독이 연출했다. 지난해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헌트’는 배우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이다. 이정재가 주연을 겸해 오랜 지우이자 동업자인 정우성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의 동반 출연은 ‘태양은 없다’(1999) 이후 23년 만이다. 5공화국 시절을 배경으로 대통령 암살 음모를 둘러싼 안기부 내 암투를 다룬다. 5월 열린 칸영화제에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겉모습은 코로나19 이전으로

'헌트'는 이정재와 정우성이 '태양은 없다' 이후 23년 만에 연기 호흡을 맞춘 영화로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이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헌트'는 이정재와 정우성이 '태양은 없다' 이후 23년 만에 연기 호흡을 맞춘 영화로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이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200억 원 이상을 들인 대작들이다 보니 마케팅 싸움이 치열하다. 대면 제작보고회, 쇼케이스 등 코로나19 이후 사라졌던 행사들이 잇달아 열리고 있다. ‘비상선언’은 지난달 20일 이례적으로 유명 호텔에서 제작보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이전 이미 시들해졌던 VIP 시사회(유명인들을 초청해 영화를 널리 알리려 하는 시사회)까지 대대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영화계 전반에 ‘뉴노멀’이 정착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여름 시장은 빠르게 ‘노멀’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영화홍보마케팅회사 영화인의 신유경 대표는 “여름 흥행 싸움에 나선 영화들의 면면, 개봉을 앞두고 이뤄지는 행사들만 보면 코로나19 이전과 다를 바 없다”고 평가했다.

각자 야심 찬 출사표를 던졌다고 하나 올해도 여느 여름 대목처럼 빅4 중 2편가량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로 80% 가까이 쪼그라들었던 관객 수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2019년 여름(7, 8월 관객 4,670만 명) 수준을 기대하기 어려운 점이 변수로 꼽힌다. 1,000만 영화가 2편까지 등장할 수 있으나 흥행 하위 2편은 큰 손실을 볼 상황이다. 조성진 CGV 전략지원 담당은 “관객 수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아직은 70~80% 정도”라며 “여름 선보일 주요 대작들이 각각 다른 장르라는 점은 긍정적 요소”라고 말했다. 조수빈 쇼박스 홍보팀장은 “7, 8월 관객을 4,000만 명 정도로 예상한다”며 “잘되는 영화에만 관객이 쏠리는 현상이 심해져 시장 예측이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봤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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