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은 수준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
올해 가장 기뻤던 순간은 월드컵·UCL 진출
월드컵 무대에선 "힘 빼고 즐기는 축구 하겠다"
“월클(월드클래스) 아니다’는 발언에 동의해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손흥민(30·토트넘 훗스퍼 FC)이 월클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는 4일 서울 마포구 아디다스 홍대 브랜드센터에서 열린 ‘손 커밍 데이’에 참석해 올해 상반기를 돌아보고 다가오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임하는 자세를 전했다.
손흥민은 부친 손웅정(60) 손축구아카데미 감독이 재차 강조하며 화제가 된 ‘아직 월클이 아니다’는 발언에 대해 “진짜 월드클래스라면 논쟁자체가 없었을 것”이라며 “더 높은 수준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스스로를 낮췄다.
그는 올해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과 소속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확정 순간을 꼽았다. 손흥민은 특히 “대표팀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고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기여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며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일들을 모두 해내서 행복했다”고 올 상반기를 돌아봤다.
아시아인 최초 EPL 득점왕에 오른 소회와 그 과정에서 생긴 뒷얘기도 들려줬다. 그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원래는 선수 개인 타이틀에 신경을 잘 안 쓰는 분인데,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전반을 2-0으로 리드하자 (하프타임때) ‘소니가 득점왕 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동료들에게 말했다”며 “실제로 루카스 모우라, 스티븐 베르바인 등이 후반 교체선수로 경기장에 들어오면서 하나같이 ‘득점왕 만들어주겠다’고 언급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어 “사실 나와 포지션 경쟁을 하는 친구들이라 나 때문에 경기를 못 뛰는 상황도 있었을 텐데, 본인 일처럼 나서주는 상황이 정말 고마웠다”며 “득점왕이 됐다는 것보다 외국에 나와서도 내가 친구들하고 잘 지내고 있다는 사실에 더 큰 행복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고 무대에서 정점을 찍은 그이지만, 다음 시즌에 임하는 자세는 신인과 다를 바 없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에 이뤄낸 업적은 이제 다 없어지는 것”이라며 “제로(0)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만큼 매일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열심히 몸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올해는 한국 축구팬들에게 ‘대표팀 손흥민’이 아닌 ‘토트넘 손흥민’을 직접 보여줄 수 있어 특별하다”며 “한국 팬들에게 재밌는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오후 일정이 많은 날은) 새벽에 일어나서라도 운동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토트넘 동료들과 함께 이달 13일 K리그 올스타(서울월드컵경기장), 16일 스페인 프로축구 세비야FC(수원월드컵경기장)와 경기를 치른다.
대표팀 ‘캡틴’으로서의 마음가짐도 밝혔다. 올해 축구 팬들이 손흥민의 입에서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 역시 월드컵에 임하는 그의 각오다. 지난 두 번의 월드컵을 아쉬운 눈물로 마감해야 했던 그에게 축구 팬들은 ‘16강 진출’ 등의 가시적인 목표를 기대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거창한 출사표를 던지기보다 “축구를 즐기겠다”고 강조했다. “월드컵 무대라고 해서 너무 힘이 많이 들어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최근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도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 같아요. 후배들에게도 4년에 한 번씩 오는 무대인 만큼 즐겁고 행복하게 축구하자고 말하고 싶어요. 그러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 이상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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