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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 25%의 현실을 잊게 한 이벤트

입력
2022.07.06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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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MLB 올스타전

1933년 MLB 올스타게임 첫 대회에서 눈부시게 패배한 내셔널리그 선수단 포스터. ebay.com

1933년 MLB 올스타게임 첫 대회에서 눈부시게 패배한 내셔널리그 선수단 포스터. ebay.com

미국 프로야구(MLB) 역사를 책으로 쓴 한 작가는 미국인에게 야구는 스포츠 이상이라고, “미국 문화를 지탱하는 구조의 일부이며, 낯선 이들과의 사회적 유대의 근간이자 (미국 개척정신의 정수이기도 한) 기회와 가능성의 상징”이라고 썼다.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 포수 겸 지도자 요기 베라(Yogi Verra, 1925~2015)가 남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s never over till it's over)'란 말도, 스포츠를 넘어 불굴의 투지를 환기하는 삶의 아포리즘으로 남았다.

MLB는 1903년 출범했지만, ‘미드서머 클래식(Midsummer Classic)’이라 불리는 올스타전은 만 30년 뒤인 1933년 7월 6일 첫 대회가 열렸다. 대공황의 그늘이 짙어 가던 그해, 미국 시카고에서 ‘진보의 세기 국제박람회(일명 시카고 세계박람회)’가 개막됐다. 당시 시카고 시장이 ‘시카고 트리뷴’지 스포츠담당 에디터 아치 워드(Arch Ward)를 만나 지나가는 말로 ‘박람회 흥행에 스포츠도 기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고, 워드가 양대 리그 야구 팬들이 투표를 통해 대표팀과 감독을 선발해 리그 대항전을 치러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했다. 당연히 경기장은 시카고 화이트삭스 홈구장 코미스키 파크(Comiskey Park)였다.

‘세기의 박람회’라는 메인 이벤트와 운을 맞춰 ‘세기의 경기(Game of the Century)’라 명명된 그 부속 이벤트에 미국 전역의 55개 주요 언론사가 반색하며 호응, 자기 매체에 오려 쓸 수 있는 투표용지를 인쇄해 독자들에게 배포했다. 1929년 3%였던 실업률이 25%에 달하던 때였지만, 당일 코미스키 파크에는 4만9,000여 명의 관객이 운집했고, 그 열기 덕에 정례화된 행사는 몇 차례 선수와 감독 선발 규정이 바뀌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첫 올스타전은 베이브 루스(뉴욕 양키스)의 투런 홈런 등으로 아메리칸 리그가 4대 2로 승리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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