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곡물가격 3분기에도 오를 전망
국제 유가, 공공요금 인상 여파도 부담
6월 물가 6% 넘고, 당분간 상승세 우려
하반기 소비자물가상승률이 ‘6% 벽’마저 돌파할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물가 상승을 주도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대내적으론 전기·가스요금 상승과 이른 추석(9월 10일) 등 물가를 밀어올릴 요인이 수두룩한 탓이다. 국제 곡물가격마저 치솟을 것으로 전망돼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내놓은 ‘국제곡물 7월호’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식용 184.8, 사료용 178.4로 예측됐다. 2분기보다 각 13.4%, 12.5% 오른 수치다. 올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수입 곡물가격이 크게 올랐는데, 3분기엔 이보다 더 뛴다고 본 것이다. 지난달 제분용 밀의 수입단가는 톤당 453달러로 1년 전보다 42.0% 상승했다. 식용 옥수수는 36.0%, 기름을 짜기 위한 콩 가격은 같은 기간 33.2% 올랐다.
수입 곡물값이 비싸지면 이를 활용한 가공식품이나 고기류 가격도 줄지어 오르게 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지금 한국 경제는 고물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하방 위험의 국내 전이 가능성까지 우려해야 하는 복합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각종 물가 악재가 동반 작용하면서 한국 경제를 벼랑으로 몰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2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원유 공급을 줄일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38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 정치에 따라 추가 물가 충격이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단 뜻이다. 올 상반기 평균 국제 유가(두바이유)는 배럴당 101.8달러로 지난해(63.5달러)보다 약 60% 올랐다.
1,300원을 넘나드는 원·달러 환율과 이달 1일부터 적용된 전기·가스요금 인상,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소비 증가도 물가 상승세에 기름을 붓는 요소다. 전기·가스요금 인상은 기업의 상품·서비스 생산 비용을 높여 물가를 밀어올린다.
정부 안팎에선 5일 발표될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5월(5.4%) 수준을 뛰어넘고, 상승세가 6월 이후에도 당분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최근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며 “상당 기간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폭염 등 물가 변수가 여전하지만 6~8월 사이에 물가가 정점에 오를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물가상승률이 이번에 6%를 넘긴다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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