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때쯤 되면 하늘에서 꼭 선물을 주는 것 같아요.”
여름에 태어난 임진희(24)가 또다시 여름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6월 BC카드 ·한경레이디스컵에서 생애 처음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우승컵을 들어올리더니 1년여 만에 맥콜·모나파크오픈에서 통산 2승째를 신고했다.
임진희는 3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용평버치힐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맥콜·모나파크오픈(총상금 8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1언더파 204타를 기록한 임진희는 프로 첫 승을 노린 신인 윤이나(19·9언더파 207타)의 막판 추격을 2타 차로 뿌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1라운드부터 한 차례도 선두를 놓치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로 완벽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억4,400만원이다.
임진희는 올해 11개 출전 대회에서 톱10에 4차례 들었고, 6월 셀트리온퀸즈마스터즈 때부터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까지 차례로 12, 11, 6위를 기록하며 좋은 샷 감을 이어가더니 결국 정상까지 섰다.
임진희는 1번 홀(파4) 버디로 기분 좋게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다. 2위였던 윤이나는 3번 홀(파5)에서 티샷이 왼쪽으로 크게 치우치는 실수로 2타를 잃으면서 비교적 여유 있게 1위를 지켰다.
한때 4타 차 선두를 달린 임진희는 15, 16번 홀에서 연속 보기로 잠시 흔들렸다. 반면 윤이나는 9∼12번 홀에서 4연속 버디를 잡으며 반격에 나섰다. 윤이나가 17번 홀(파3)에서 약 10m 버디 퍼트를 넣으면서는 격차가 2타로 좁혀졌다.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윤이나는 250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리며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임진희가 70m를 남기고 친 세 번째 샷을 홀 1m도 안 되는 곳으로 보내 승기를 잡았다. 윤이나가 7.2m 거리에서 시도한 이글 퍼트가 홀 앞에서 멈춰서며 버디로 마무리했지만 임진희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제 고향인 제주에서 열리는 삼다수마스터스에서 우승을 하고 싶다”는 임진희는 "작년 첫 승 때는 준비가 안 돼 있었지만, 이번 우승은 제가 하나하나 쌓아 올려 만든 느낌"이라며 "이 대회 이후 자신감도 올라갈 것 같고, 목표인 상금 7억원에 시즌 2승을 이루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진희는 ‘계속해서 성장하는 골프’를 자신의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투어 데뷔 당시 퍼팅에는 자신이 있었던 반면 드라이버 거리가 짧았는데 이제는 드라이버 거리가 15위 안에 들고 있다”며 “경기 운영 쪽에서 실수를 많이 하는 것 같은데 그 부분을 보완한다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임진희는 여름만 되면 성적이 좋았다고 한다. 생애 첫 우승을 거둔 지난해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대회도 6월 27일에 열렸다. 임진희는 “2부 투어에서 뛸 때부터 여름에 성적이 좋았다. 지난주(6월 22일)가 생일이었는데, 생일 때쯤이면 하늘에서 선물을 주는 것 같다”고 웃었다.
한편 올해 KLPGA 무대에 데뷔한 윤이나는 첫 우승은 다음으로 미뤘지만 이번 시즌 드라이브샷 비거리 1위(264.4야드)의 장타를 앞세운 호쾌한 경기력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