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뇌 혈관' 뚫을 수 없다면 새로 만들어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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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힌 뇌 혈관' 뚫을 수 없다면 새로 만들어 치료한다

입력
2022.06.30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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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료사진

뇌로 가는 혈관이 막혀 손발이 마비되거나 말이 어눌해지면 혈전 용해술, 혈전 제거술 등으로 막힌 혈관을 빨리 뚫어야 한다. 혈관 개통이 늦어질수록 심각한 장애가 남거나 생명까지 잃을 수 있다.

그런데 막힌 뇌혈관을 뚫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으로 원인을 알 수 없이 가느다란 비정상적인 혈관이 생성되고 막히는 모야모야병, 뇌 혈류 감소로 수술이 위험할 수 있는 동맥경화성 혈관 폐쇄 등이다.

이런 가운데 아주대병원 뇌졸중팀은 막힌 혈관을 뚫을 수 없는 뇌경색 환자에서 새로운 혈관을 빨리 만들어 줄어든 혈류를 정상으로 회복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가 발행하는 ‘뇌졸중(Stroke)’ 최신 호(온라인)에 실렸다.

아주대병원 뇌졸중팀(홍지만·이진수·이성준(신경과), 임용철(신경과) 교수)은 2016년 7월!2019년 7월 막힌 뇌혈관을 뚫기 힘든 급성기(증상 발생 2주 이내) 혈관 폐쇄성 뇌졸중 환자 42명(모야모야병 11명, 만성 동맥경화성 혈관 폐쇄 31명)을 대상으로 이 새로운 치료법을 시행했다.

대상자는 부분마취로 구멍만 뚫은 환자군(21명)과 약물과 구멍을 뚫는 병합 치료 환자군(21명) 2개 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반구(半球·cerebral hemisphere) 혈관 재형성은 구멍 단독군과 병합 치료군이 각각 12명/21명(57.1%), 19명/21명(90.5%)에서 성공했다.

반구 혈관 재형성 비율은 구멍 단독군이 58개 구멍 중 30개(51.7%)에서, 병합 치료군은 58개 구멍 중 42개(72.4%)에서 혈관이 재생돼 병합 치료군이 구멍 단독군보다 치료 성적이 더 좋았다.

새로운 치료법은 크게 2단계로 이루어진다. 1단계는 새로운 혈관이 잘 생기도록 하는 약물 투여고, 2단계는 국소마취로 두개골에 작은 구멍을 뚫는 병합 치료다.

<그림 1>

그 결과, <그림 1>처럼 두개골을 사이에 두고 바깥에 있는 좋은(혈류가 풍부하고 건강한) 혈관이 뚫린 구멍을 통과해 두개골 안쪽으로 뻗어나가 뇌혈류가 점차 안정적으로 흐르게 된다.

사례자 가운데 A씨는 당시 22세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우측 편마비 및 구음장애 증상이 나타났지만, 전신마취를 시행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양측 관류 저하가 있었다.

A씨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시행한 결과, 모든 증상이 사라지고 안정돼 현재 본인이 원하는 제빵사로 일하며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있다. A씨를 포함해 대상자 42명 모두 혈류 상태가 좋아져 별 문제없이 생활하고 있다.

치료 대상인 모야모야병ㆍ동맥경화성 혈관 폐색은 모두 두개골 내 페쇄성 혈관 질환으로 인해 약해진 혈관 상태 때문에 중재 시술로 막힌 부분을 뚫기 힘들고, 전신마취와 까다로운 수술인 혈관 문합술(吻合術ㆍ연결술)을 어렵게 하더라도 1년 이내 자주 재발했다.

반면 이번 치료법은 국소마취로 두개골에 작은 구멍을 뚫어주는 시술과 혈관 증강제 투여 등 비교적 안전하고 간단한 시술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고, 급성 뇌졸중의 최소 침습 치료 범위를 더 넓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

홍지만 교수는 “뇌졸중팀이 지난 10년 이상 연구한 치료법이 세계적 권위의 국제 학술지에 연이어 소개되는 등 신뢰할만한 치료 기술로 인정을 받았다”며 “무엇보다 치료가 까다로운 급성기 뇌졸중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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