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랜더, 가장 먼저 시즌 10승 고지
그레인키, 500번째 선발 등판서 승리
1983년생 동갑내기 우완 투수 저스틴 벌랜더(휴스턴)와 잭 그레인키(이상 39·캔자스시티)가 나란히 승수를 쌓고 ‘명불허전’을 입증했다. 흘러가는 세월도, 부상으로 인한 공백도 이들이 ‘클래스’를 유지하는데 큰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벌랜더는 3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을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았다. 삼진은 6개 잡아냈다. 휴스턴의 2-0 승리로 끝나면서 벌랜더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먼저 시즌 10승(3패) 고지를 밟았다. 평균자책점은 2.03으로 낮춰 전체 4위다.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이영상을 두 차례(2011ㆍ2019)나 받은 벌랜더가 두 자릿수 승수를 채운 건 어쩌면 당연한 일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지난 과정을 돌이켜보면 2년간 공백이 있었던 선수가 맞는지 싶을 정도로 ‘회춘’했다.
벌랜더는 2020년 단 1경기만 등판한 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다. 당시 37세의 나이에 수술 결정을 내려 선수 생명이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금강불괴’를 자랑하는 벌랜더답게 예전 기량을 되찾았다. 이날도 직구 최고 시속 97마일(약 156㎞)을 찍을 만큼 건재를 과시했다. 지금 페이스라면 통산 세 번째 사이영상 타이틀도 바라볼 만하다. 개인 통산 승수(236승)와 탈삼진(3,103개)은 메이저리그 현역 투수 중 1위다.
벌랜더가 시즌 10승을 달성한 날 그레인키도 승리를 따냈다. 그레인키는 캔자스시티 홈에서 열린 텍사스전 선발 마운드에 올라 6이닝 4피안타(1홈런) 1볼넷 1실점으로 호투해 2-1 승리에 앞장섰다.
이날 그레인키의 등판은 특별했다. 2004년 캔자스시티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데뷔한 그가 개인 통산 500번째 선발 마운드에 오른 경기였기 때문이다. 캔자스시티 구단에 따르면 500차례 선발 등판은 현역 선수 중 처음이자 역대 48번째다.
지난해 11승(6패)을 거두고 올해 12년 만에 친정으로 다시 돌아온 그레인키는 초반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5월 초까지 6차례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2.67로 제 몫을 다하고도 승리 없이 2패만 떠안았다. 이후 4경기에서 부진에 빠진 그는 팔꿈치 통증으로 약 한달 가깝게 이탈했다가 25일 오클랜드전에 돌아와 시즌 첫 승을 따냈고, 이날 2경기 연속 승리를 챙겼다.
그레인키는 경기 후 “관심 있는 숫자가 많지 않지만 500번째 선발 경기는 앞선 등판 이후 알게 됐다”며 “꽤 많은 경기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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