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드라마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3
6회 등 곳곳에 노출
넷플릭스발 '역사 왜곡' 우려
'베이비시터클럽' 등 전범국 이미지 세탁 비판
20일 기준 넷플릭스 전 세계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보는 드라마에서 욱일기 문양이 곳곳에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3월 '귀멸의 칼날' 등 넷플릭스를 통해 전범국 가해의 상징이 잇따라 노출돼 시청자의 항의가 빗발쳤는데도 글로벌 OTT가 또 여과 없이 콘텐츠에 욱일기 디자인을 내보내 역사 왜곡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잡음이 인 과정은 이랬다.
22일 공개된 미국 드라마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3 6회에선 디에고(데이비드 카스타네다)가 비밀의 통로를 지나 문을 열고 나오는데, 그 문이 붉은색 선이 사방으로 뻗어가는 욱일기 문양으로 디자인됐다. 그 문엔 일본의 풍속화 '우키요에'가 큼지막하게 그려져 있다. 이 드라마에선 6회뿐 아니라 10회 등 여러 에피소드에 욱일기가 수시로 노출됐다. 드라마가 공개된 후 온라인엔 '나치는 검열하면서 욱일기는 왜 프리패스냐'(@sapsalb***), '다양한 인종을 존중하는 넷플릭스가 욱일기는 왜'(@Panma***) 등의 비판의 글이 줄줄이 올라왔다. 이 드라마엔 한국계 배우인 저스틴 민이 벤 하그리브스 역으로 출연한다. 시즌3 초반엔 1989년의 서울을 배경으로 드라마가 시작되는데 곳곳에 욱일기가 등장해 보기 불편했다는 게 시청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한국 홍보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시즌 3가 글로벌 랭킹 1위까지 오르는 등 세계인들에게 인기가 높다"며 "시청자들에게 욱일기의 역사적 의미가 잘못 전달될 수 있기에 바로잡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본보는 넷플릭스에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3 욱일기 문양 노출 논란에 대한 입장을 최근 1주일에 걸쳐 두 차례 문의했으나, 모두 답하지 않았다.
넷플릭스의 욱일기 노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넷플릭스는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을 한국에 서비스하며 주인공 탄지로의 귀걸이에 욱일기 디자인을 그대로 내보내 물의를 빚었다. 당시 논란이 커지자 넷플릭스는 한국 서비스 콘텐츠에선 귀걸이 문양을 수정해 내보냈다.
역사 관련 단체들은 넷플릭스 일부 콘텐츠를 통해 전범국 일본 이미지가 세탁되고 있다는 데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미국 어린이 드라마 '베이비시터클럽' 시즌1(2020) 6화에선 등장인물들이 나누는 대화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전범국이 아닌 피해 국가처럼 그려진다. 재닌이 동생 클라우디아에게 할머니 얘기를 할 때 "2차 세계대전 동안 미국은 일본계 미국 시민을 적국인으로 분류했다"며 "정부는 그들의 집을 빼앗고 포로 수용소에 넣었다"고 했다. 이를 두고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는 "이 내용이 전쟁을 모르는 아이들에겐 마치 일본이 피해국이라고 오해할 소지가 충분히 있다"며 "전범국인 일본의 역사 설명을 추가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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