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권역 CEO들에 투자자 보호 강조
"상시 감시로 제2의 라임·옵티머스 사태 예방"
사익 위한 불공정 투자도 사전에 차단할 것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불법 공매도 조사를 강화해 투자자 피해 유발행위를 엄단하겠다고 강조했다. 펀드 상시 감시 체계를 고도화해 라임, 옵티머스 펀드 피해와 같은 제2의 사모펀드 사태를 막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금융당국 수장 격인 금융위원장 임명이 늦어지는 사이 직접 시장 현안을 챙기며 존재감을 키워가는 모습이다.
이 원장은 28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에서 “시장 불안에 편승한 투자자의 피해 유발행위 등과 관련해 공매도 조사전담반을 설치하고 불법 공매도 점검 및 조사를 강화하는 등 신속하고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10개 증권사와 7개 자산운용사 CEO가 참석한 이날 간담회에서 이 원장은 줄곧 투자자 보호를 강조했다. 공매도 조사전담반 설치도 이와 무관치 않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회사 주식을 빌려 팔고, 실제 주가가 떨어지면 싸게 사들여 갚는 방식으로 이익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를 국내 주식시장 폭락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금융당국에 전면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 원장은 ‘공매도 한시 금지를 금융위원회에 건의할 의향도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필요한 제도에 대해선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점검하고 건의하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원장은 금융투자업계의 불공정 거래행위도 도마에 올렸다. 라임ㆍ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같이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안길 수 있는 사모펀드 운용 관행 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강조하면서다. 실제 이날 간담회에는 NH투자증권을 포함해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등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된 곳은 초대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펀드 상시감시체계를 고도화하고 펀드 관련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등 사모펀드 시장 감시 체계를 견고히 해 제2의 사모펀드 사태 발생을 예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사전 예방적 조사를 통해 “내부자가 사익을 위해 회사나 투자자 재산을 활용하거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는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아내의 명의로 친구의 회사에 지분 투자하고 이 회사 상품에 자신이 운용하는 펀드를 투자한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아울러 이 원장은 “검증되지 않은 루머나 막연한 불안심리가 확산하지 않도록 정보 비대칭 해소, 불건전 영업 관행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해달라”며 내부통제 강화 등 업계의 노력을 당부했다. 이어 “증권사는 단기적 금융시장 경색 시 유동성 위기 가능성이 크다”며 금융투자업계의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거듭 주문했다.
이 원장은 앞서 20일 은행장 간담회를 시작으로 업권별 CEO 간담회를 이어가며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원장이 은행의 ‘이자 장사’에 경고음을 울린 뒤 시중 은행들은 잇따라 대출금리를 인하하거나 검토에 착수했다. 이 원장은 내달 5일 여신전문금융업계, 8일 저축은행 CEO들을 만나 2금융권 부실위험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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