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공고서 강남역 유찰
시청역·고속터미널역은 입찰자 없어
서울교통공사가 시행 중인 '역명병기 판매 사업' 입찰에서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이 유찰됐다. 전국 도시철도 중 수송인원(일평균 9만3,824명) 1위라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 달리, 최소 입찰자 수도 채우지 못한 것이다.
28일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온라인 공매 시스템인 '온비드'에 따르면 이날까지 진행된 '역명병기 유상판매' 1·2차 개찰 결과, 35개 역 중 낙찰된 곳은 2호선 을지로입구역·선릉역, 4호선 명동역 등 세 곳에 불과했다.
역명병기 사업은 기존 서울 지하철 역 이름에 인근 기업이나 기관 이름을 3년간 유상 병기하는 사업이다.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서울교통공사가 부대수입을 늘리기 위해 2016년부터 시행 중이다. 이달 초 서울교통공사는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8개 역을 포함해 총 50개 역에 대한 역명병기 입찰공고를 실시했다. 개찰은 1차 30곳, 2차와 3차 각각 15곳씩 나눠 27~29일까지 진행 중이다.
경쟁입찰 방식에서 낙찰자를 정하기 위해 최소 2곳 이상이 응찰해야 한다. 하지만 이날까지 35개 역 중 13개 역은 입찰한 곳이 1곳에 불과했고, 나머지 19개 역은 입찰자가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역은 한 곳에서만 입찰에 참여했고, 주요환승역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됐던 1·2호선 시청역과 3·7호선 고속터미널역도 입찰한 곳이 없었다. 서울교통공사는 강남역의 입찰 기초금액(입찰을 위한 최저가)을 8억7,600만 원으로 가장 비싸게 책정했다.
이에 따라 29일 진행될 3차 개찰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경쟁입찰에 입찰자가 1명인 경우, 재공고 없이 수의계약이 가능하도록 한 '지방계약법 특례'가 있다. 입찰한 곳이 1곳인 역들은 계약 체결 가능성이 남아있는 셈이다.
입찰 참여율이 저조한 배경에 대해 교통공사 관계자는 "아직 입·개찰이 모두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저조 여부를 평가하긴 이르다"면서 "유찰된 역들에 대한 재공고 여부는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번 입찰에서 우리금융그룹은 6억5,400여만 원을 써내, 4호선 명동역 부역명 권리를 따냈다. 이르면 9월부터 명동역에서는 ‘우리금융타운’이 역내 표지판에 병기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