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주전으로 뛰었던 이탈리아 축구 스타가 인구 30만 도시의 행정책임자로 변신했다.
일간 '라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실시된 지방선거 결선 투표에서 좌파연합의 베로나 시장 후보로 출마한 다미아노 톰마시(48)가 53.4%를 득표해 당선됐다.
중도좌파 민주당(PD)의 지원을 등에 업은 톰마시는 극우당 이탈리아형제들(FdI) 소속 후보인 페데리코 스보아리나(46.60%)를 비교적 여유 있는 표 차로 따돌렸다. 그는 지난 20일 치러진 1차 선거에서 39.79%를 득표, 1위로 결선에 올라 당선 가능성이 점쳐졌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 배경 도시로 널리 알려진 베로나는 지난 15년간 우파 정치세력이 굳건하게 우위를 점해온 곳이라는 점에서 현지 정가에서는 톰마시의 당선을 이변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우파연합이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며 표가 분산된 게 판세를 흔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탈리아 축구 국가대표 출신인 톰마시는 한국 축구 팬들에게도 낯익은 인물이다. 그는 2002년 월드컵에서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 경기를 뛰었다. 한국과 맞붙은 16강전에도 주전으로 나와 공수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했다.
특히 연장전에선 먼저 한국의 골망을 흔들며 '골든골'의 주인공이 될뻔했으나 심판의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골이 취소돼 아쉬움을 삼켰다. 베로나 인근 마을에서 태어난 톰마시는 1991년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소속 엘라스 베로나 FC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으며, 1996년에는 인기 구단인 AS로마로 이적해 전성기를 구가했다.2011∼2020년까지 이탈리아 선수협회장을 맡아 선수들의 권익 보호에 앞장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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