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이용객 급감에 기사도 크게 줄어
운행 멈춘 택시 늘면서 회사 경영난 가속화
운송원가 상승, 요금인상 규제 등 어려움 가중
"자금 지원, 기본요금 인상, 할증시간 연장 등 필요"
부산지역 택시업계가 사면초가 상황에 처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택시 이용객이 급감한 만큼 수입이 줄자 택시기사들의 퇴직이 늘어 쉬는 택시가 급증하고 있다. 운행을 하지 않는 휴업 차량이 늘면서 택시회사는 매출이 크게 줄어 경영난을 겪고 있다. 다음달부터 전면 휴업에 들어가는 택시회사도 있다. 운송원가 상승과 요금인상 규제 등으로 재정 압박은 지속적으로 가중되고 있다.
27일 지역 법인택시업계 등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부산에서 처음으로 택시회사 ㈜금륜산업이 전면 휴업에 들어간다. 금륜산업의 영업 손실액은 최근 3년간 연 평균 5억8,000만원 규모에 달한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2019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로 매출은 줄고 기사들이 다른 일을 찾아 떠난 상황에서 연료비, 인건비 등 고정지출을 감당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라 휴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모두 190대 가량의 택시가 있는데 현재 운행 중인 차량은 70대 정도로 가동률이 40%에도 미치지 못한다. 택시가 택시회사를 정상적으로 운영하려면 가동률이 최소 80%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어려움은 이 업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택시업계 전반에 퍼져 있다. 부산지역 일반택시 가동률은 2020년 1월 75%이던 것이 2022년 5월 50%로 내려앉았다. 코로나19로 시민들의 이동이 감소하고, 소상공인의 영업시간 제한 등의 영향으로 택시 이용 수요가 급감한 데 따른 것이다.
가동률이 떨어지자 택시 운전대를 놓고 퇴사하는 기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2020년 1월 1만500명이 넘었던 택시기사가 지난 5월 7,000명 가량으로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택시 영업활동이 어려워져 대부분 지자체 공공근로를 하러 가거나 택배 등 배달대행업으로 이직했다"고 말했다. 휴업 중인 차량도 2020년 1월 700대에 불과했던 것이지난 5월에는 2,600대를 넘어섰다.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운송원가 등은 업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2017년 리터당 826원이던 LPG(액화석유가스) 평균 가격이 2022년까지 1,134원으로 올랐고, 같은 기간 인건비와 차량 구입 비용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물가와 최저임금 인상 폭에 비해 기본요금 인상 폭이 낮은 것도 문제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부산의 한 택시업체 임원은 "택시 100대당 1년에 5억~7억원 가량 적자가 발생해 갈 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헐값에 택시를 팔아 넘기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부산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3년 전 한 업체는 택시를 대당 4,500만원을 받고 매각했는데 지난해 또 다른 업체 대표는 대당 2,600만원에 팔았다"면서 "시장 신규 진입이 안 되는 면허제라는 업계 특성상 보통 대당 5,000만원 선에서 거래해야 하는데 사정이 너무 어렵다 보니 반값에라도 팔아 넘기는 최악의 상황이 온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업계는 감차 보상을 받아서라도 심각한 경영난을 줄이려고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지난달 말까지 부산시 택시 감차보상사업에 1,000대 가량 보상 신청이 들어왔다. 지난해 보상 신청 400건에 비해 두 배가 훨씬 넘는다. 부산시 측은 "올해 감차보상사업 수량이 194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택시업계에서는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노영욱 부산택시조합 부이사장은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들의 줄도산을 막기 위한 자금 지원 등 관련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시장 환경에 맞는 요금 자율화, 심야 할증 시간 연장 등도 병행해 운행을 할 수 있는 현실적 여건을 빨리 만들어주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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