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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내역 조작에 홀인원 먹튀까지… 설계사의 '보험사기'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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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내역 조작에 홀인원 먹튀까지… 설계사의 '보험사기' 백태

입력
2022.06.27 16:0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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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사기 가담 설계사 32명 중징계
계약자에게 금품 뿌린 보험대리점도 적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첫 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첫 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보험사기에 가담한 전ㆍ현직 보험설계사들이 금융감독원 검사에 무더기로 걸렸다. 현금과 상품권을 뿌려 고객 모집에 나선 보험대리점들은 줄줄이 징계를 받았다. 보험설계사들의 사기 수법은 가지각색이었다.

보험설계사 A씨는 2017년 충남 태안의 한 골프장에서 운 좋게 홀인원에 성공해 홀인원 보험금 지급 대상이 됐다. 통상 홀인원을 한 사람은 같이 골프를 친 동료들에게 식사를 사거나 선물을 돌리고, 동료들은 기념패를 만들어 축하를 해주는 게 관례다. A씨는 실제 사용한 지출 증빙에 결제 직후 승인 취소한 카드매출전표를 섞어 보험사에 최고 한도 보험금을 청구했다. 결국 그는 240만 원을 추가로 챙겼다가 업무정지 90일 제재를 받았다.

보험설계사 B씨는 2016년 광주의 한 의원에서 야간 당직 전담 간호조무사로 근무하면서 행정부장 등 해당 의원 관계자들과 공모해 환자들의 진료 내역을 조작했다. 입원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환자를 허위로 입원시키는 식이었다. 이 의원에 들른 130명이 B씨의 방조로 16개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 총 2억9,122만 원의 보험금을 수령했다. 당국은 B씨의 설계사 등록을 취소했다.

이외에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고 차량 수리비와 치료비를 받거나, 받지도 않은 도수치료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발급받아 성형수술이나 피부관리 비용에 사용한 사례도 있었다.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은 13개 보험사의 전ㆍ현직 보험설계사 10명을 등록 취소하고 20명에게 업무정지 180일, 2명에게 업무정지 90일의 징계를 확정했다. 소속은 삼성생명, 교보생명, DB손해보험 등 대형 생ㆍ손보사부터 세안뱅크, 프라임에셋, 케이지에이에셋 등 보험대리점까지 다양했다. 검사는 지난해 9월 진행됐지만 세부 절차를 거쳐 최근 확정 통보가 됐다.

금감원 보험영업검사실도 보험대리점 영업 실태 검사를 통해 보험업법을 위반한 대리점 10곳과 관계자들에게 17일 업무정지, 과태료 등의 중징계를 부과했다. 보험계약을 모집하면서 계약자들에게 현금과 상품권, 순금, 유모차 등 금품을 제공했다가 적발된 사례가 가장 많았다. 보험 계약자나 피보험자에게 금품 등 특별이익을 제공하거나 주기로 약속하는 것은 보험업법상 불법 모집 행위다.

보험사기 규모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9,434억 원으로 2020년(8,986억 원)보다 5% 증가한 것으로 금감원은 집계됐다. 사기액이 1,000만 원을 넘는 사례는 1만7,452건에 달했다. 보험설계사가 직접 가담한 보험사기는 지난해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매년 1,000명 이상 적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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